李, 결선투표 없이 與 대선 후보 확정 목표
초반 압도적 득표로 '밴드왜건 효과' 노려
8·15 1차 슈퍼위크 초반 기세 중요…1차 선거인단 모집 '사활'
더불어민주당이 3차례 걸쳐 모집하는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8월 15일 △8월 29일 △9월 5일에 발표하는 '슈퍼위크' 제도를 도입한 가운데 여권 대선 예비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초반 '기선 제압'으로 승기를 잡겠다는 계획이다. 1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압도적인 득표를 한다면, '밴드왜건 효과(bandwagon effect·우세자 편승 효과)'로 2·3차 선거인단 투표에서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지사를 돕고 있는 민주당의 한 의원은 10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결선투표 없이 바로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짓는 게 목표"라며 "1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기선 제압을 해놓으면, 이기는 쪽으로 분위기가 쏠리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2·3차 투표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원들이 지역에 가서 전 방위로 선거인단 모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이 지사는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선거인단 1차 모집 마감이 11일"이라며 "'초반 대세' 1차 경선에 참여한 여러분의 선택에 달려있다"며 선거인단 참여를 독려했다. 이 지사 측 핵심인 정성호 의원 등도 '이재명을 부탁해'라는 카드뉴스를 통해 "이재명이 압도적 승리로 당선돼야 한다. 1차 모집이 중요하다. 지인 10명을 꼭 선거인단으로 등록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지사를 추격하고 있는 후발 주자들은 이 지사의 과반 득표를 막고 결선투표를 통해 대역전극을 펼치겠다는 계산이다.
9일 오후 4시 기준 민주당 대선 후보 본경선 투표에 참여할 1차 선거인단 수는 50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 5일부터 신청을 받은 것을 감안하면 하루 10만 명꼴로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추세라면 2017년 대선 경선 당시 민주당 선거인단 규모(214만 명)를 훌쩍 넘을 전망이다. 이 당시엔 대의원·권리당원 약 80만 명, 일반 국민 약 130만 명이 참여했다.
선거인단에는 대의원·권리당원·일반 당원 외에 일반 국민과 재외국민도 참여할 수 있다. 자동으로 투표권이 주어지는 대의원·권리당원과 달리 일반 당원과 국민은 별도로 신청을 해야 선거인단에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이들 모두 동등하게 1표씩을 행사할 수 있는 만큼 각 후보 캠프는 일반 당원과 국민 선거인단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1차 선거인단(7월 5~11일 모집)은 8월 11일~15일에 투표하고 결과는 8월 15일에 공개된다. 2차 선거인단(7월 16일~8월 3일 모집)은 8월 25~29일 투표해 29일 개표하고, 3차 선거인단(8월 16~25일 모집)은 9월 1~5일 투표해 5일 개표한다. 9월 5일 과반 득표 후보가 없으면 1·2위 후보를 대상으로 9월 10일 결선투표를 실시해 최종 후보를 선출한다.
일반 당원과 국민이 참여하는 선거인단 투표 결과는 '슈퍼위크' 때 공개되고, 80만 명 정도인 대의원·권리당원 투표 결과는 지역 순회 경선 때 현장에서 발표된다.
지역별 순회 경선 일정은 △대전·충남(8월 7일) △세종·충북(8월 8일) △대구·경북(8월 14일) △강원(8월 15일) △제주(8월 20일) △광주·전남(8월 21일) △전북(8월 22일) △부산·울산·경남(8월 28일) △인천(8월 29일) △경기(9월 4일) △서울(9월 5일) 순이다.
다만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지역 순회 경선을 예정대로 치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다음 주에 지역별 순회 경선과 토론회 방식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민주당은 11일 오후 5시 30분 컷오프(예비경선) 결과를 발표한다. 추미애·이재명·정세균·이낙연·박용진·양승조·최문순·김두관(기호순) 예비후보 8명 중 2명은 탈락하고, 6명만 본경선에 진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