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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평가, 쟁글만으로 될까…“독점 구조 깨야”


입력 2021.07.10 06:00 수정 2021.07.09 17:29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도덕적 해이로 심사 공정성 담보 어려워

난립 보다는 경쟁력 우선…상호견제 필수

가상화폐 관련 이미지.ⓒ픽사베이

쟁글이 주도하고 있는 가상자산 평가 시장의 과점 구조를 깨야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뢰성이 생명인 공시 시장에 경쟁체제가 구축되지 않은 채 독점 기업의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가 발생할 경우 거래소는 물론 투자자들까지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다만 가상자산 시장이 아직까지 성숙 단계에 오르지 못한 만큼 무분별한 난립 보다는 제도적 보완과 함께 경쟁력 있는 업체들의 점진적인 진출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가상자산 거래소 자금세탁에 대한 위험평가에 쟁글이 책정한 신용점수 지표를 활용할 예정이다. 사실상 가상자산 평가 및 공시를 쟁글이 독점하고 있는 만큼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독과점 체제 속에서는 쟁글의 모럴해저드를 견제할 수단이 전무하다는 점이다. 이미 쟁글은 일부 알트코인에 대해 상장을 대가로 수익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으며 신뢰성이 크게 훼손된 상황이다. 쟁글에 대해 심사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따르는 이유기도 하다.


이에 쟁글 측은 “상장 심사 과정에 관여하지 않았고, 상장 성공 명목으로 수수료를 받지 않았다”며 “떳떳하지 않은 부분이 없고 그 어떤 거래소에도 상장 로비를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쟁글 로고.ⓒ쟁글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상자산 평가 시장에 경쟁체제 구축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가상자산 평가에 대한 신뢰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선 경쟁과 상호간 견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독과점 구조가 아닌 경쟁체제가 갖춰지가 되면 최근 쟁글의 상장피 사태와 같은 이슈가 불거졌을 때 거래소가 취사선택을 통해 대안을 찾을 여지가 있을 것”이라며 “많은 거래소들이 공시 플랫폼을 이용하는데 접근성이 높아지고 시장에 기여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신용평가사처럼 신뢰도가 쌓이기 전까지는 경쟁체제 구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성이 있다고 무분별하게 난립하는 것 보다는 준비된 팀이 들어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형중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도 “실력 있고 제대로 된 기능을 할 수 있다면 과점 구조보다는 경쟁구조가 좋다”며 “경쟁이 있어야 시장의 질적 향상이 이뤄지기 때문에 새로운 가상자산 평가 업체의 등장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쟁글 외에 많은 업체와 기관들이 가상자산 평가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미흡한 점이 많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공시에 대한 신뢰성과 명확한 체계를 아직 갖추지 못한 만큼 가상자산 평가 시장에서 경쟁체제가 구축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분석이다.


다른 거래소 관계자는 “현재까지 공시 플랫폼에서 정보 보안 문제 등의 이슈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공시의 문제점이 생기면, 거래소는 어떠한 형태로든 책임을 지지만, 공시 플랫폼들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시 플랫폼의 유무보다는, 프로젝트의 공시 내용을 어떻게 점검하고, 책임질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먼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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