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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티켓팅 만큼 예약 어려운데… 4차 유행이 2030 탓? "편가르기 말고 백신이나 주세요!"


입력 2021.07.09 17:45 수정 2021.07.09 18:08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젊은층 "정부가 화이자 백신 확보 못해놓고선 '백신 약자'인 2030 탓만 하고 있어"

"백신 접종 후순위로 밀어 놓고 성급하게 방역 정책 완화해놓고선 이제와 우리 탓?"

백신 접종률 60세 이상은 80% 이상, 20~30대는 10~20% 불과

전문가 "20~30대 우선 접종할 백신 물량 없어…대면 접촉 많은 직종이 먼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가 하루 1,300명대까지 늘어나며 수도권 지역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최고단계인 4단계로 격상된 9일 오전 서울 강남구보건소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 코로나19 확진 검사를 위해 찾은 시민들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백신 접종 순위가 후순위인 20~30대 젊은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2030책임론'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부가 '일상 회복'을 앞세우며 섣부른 방역 완화 정책을 내놓고서는 이제 와서 젊은층을 탓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배경택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상황총괄반장은 7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20~30대 중심으로 확진자 발생이 많다"며 "반면 백신을 접종한 60세 이상의 신규 발생 건수는 감소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실제 하루 평균 확진자 1212명이 나온 이날 전체 확진자 가운데 20~30대는 45.37%를 차지했다.


이것 말고도 최근 코로나19의 주요 확산 원인으로 2030 세대를 지목하는 듯한 정부 메시지가 여러 차례 나왔다. 지난 7일 페이스북 대한민국 정부 계정에 '20~30대 분들께 요청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증상 없어도 진단 검사를 받고 ▲당분간 모임·회식을 자제해달라는 안내문이 올라왔다. 해당 계정은 정부 공식 계정이다.


대한민국 정부 공식 페이스북에 지난 7일 올라온 '2030세대'를 언급한 수정 전 게시물.ⓒ온라인 커뮤니티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7일 "20∼30대가 많이 이용하는 시설에 대한 선제 검사를 실시하고, 검사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익명 검사를 확대하라"며 젊은층의 방역 적극 동참을 호소했다. 김부겸 총리도 "수도권 20~30대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증하고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세에 기름을 붓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정부의 우려와 일방적인 메시지에 20~30대는 "백신 접종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는데 코로나19 확산 책임을 젊은층에만 전가하려고 한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직장인 김모(31)씨는 지난 5일부터 화이자 백신도 잔여백신 신청이 가능하다는 소식에 잔여백신 예약을 수차례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김씨는 "백신 접종 예약 알림을 하고 들어가도 1초 만에 잔여백신이 사라지고 없다"며 "방탄소년단 콘서트 티켓팅 만큼 잔여백신 예약이 어려운데 2030 탓만 하지 말고 백신이나 달라"고 꼬집었다.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서 한 시민이 휴대폰으로 '잔여백신'을 검색해 확인하고 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직장인 안모(29)씨는 "백신 접종 후순위로 밀어 놓고 '백신 약자'인 젊은층들이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은 것처럼 몰아간다"면서 "정부가 조기에 화이자 백신을 확보하지 못한 책임이 있고, 성급하게 방역 정책을 완화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해 긴장감을 느슨하게 한 책임도 있는데 왜 국민을 편 가르기 하느냐"며 분노했다.


현재 60세 이상 고령층 백신 접종률은 80%를 넘었다. 이와 달리 20대의 백신 접종률은 10%대, 30대의 백신 접종률은 20%대에 그쳤다. 백신 접종률 자체가 낮은 탓에 다른 세대에 비해 20~30대 젊은층이 감염에 취약한 집단 중 하나다. 특히 사회필수인력을 제외한 20대는, 그동안 백신 접종 대상에 아예 포함되지도 않았다.


급기야 20~30대에 대한 백신 우선 접종 주장도 나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6일 수도권 방역 특별점검회의에서 "감염병 확산 차단을 위해 예방 접종 확대가 시급하다"며 "활동 반경이 넓고 활동량이 많은 젊은 층에 (백신을) 우선 접종할 수 있도록 서울에 더 많은 백신을 배정해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가 하루 1,300명대까지 늘어나며 수도권 지역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최고단계인 4단계로 격상된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광장에서 재설치된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 물량이 부족한 만큼 대면접촉이 많은 직종을 우선 접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는 "수도권 20~30대 인구가 어림잡아 1000만 명은 될 텐데 해당 물량을 정부가 확보하고 있지 않다"며 "지금 상태에서는 20~30대 모두에게 물량을 주기보다 감염에 취약하고 대면 접촉이 많은 직종에 우선 접종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방역당국은 고령층부터 백신 접종을 하겠다는 기존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배 반장은 지난 7일 언론을 통해 "위험도가 높은 사람들을 먼저, 나이 순으로 한다는 원칙에 따라 집단생활을 하는 어르신부터 백신을 맞게 하고, 이후 나이 순으로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국제적으로도 다 그렇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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