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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 치이고 플랫폼에 밀리고’ 자사몰 키우는 식품업계 속내


입력 2021.07.09 06:06 수정 2021.07.08 21:30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판매채널 입김 큰 구조, 할인율에 수수료까지 수익성 개선 어려워

자체 온라인몰 확대해 단골고객 확보하고 빅데이터 활용도 높여

ⓒhy

식품업계가 자체 온라인몰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온라인 판매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이커머스 등 외부 판매 보다 자체 판매를 확대해 단골고객을 확보하고 이를 통한 빅데이터 활용도를 높여 맞춤형 제품 개발 등 마케팅 역량을 한층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작년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식품의 온라인 판매 비중은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5월 온라인 쇼핑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6조594억원으로 작년 5월 12조7483억원 대비 26% 증가했다.


이중 식품 거래액은 563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보다 38.1% 늘었다. 배달음식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외식을 자제하는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간편식 판매가 늘고 모바일 장보기가 확산된 탓이다.


온라인에서의 식품 판매 비중이 증가했지만 식품업계 입장에서는 마냥 좋아하기만은 어려운 상황이다. 코로나19 이전엔 대형마트 입김이 강했다면 이제는 온라인 플랫폼까지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식품은 다른 소비재에 비해 소비자 인지도는 높지만 이익률이 적어 수익성은 크지 않은 상품이다. 때문에 이를 취급하는 대형마트나 온라인 플랫폼 같은 유통채널로서는 할인율을 대폭 높여 판매하는 이른바 미끼상품으로 식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짙다.


반대로 수익성이 낮기 때문에 각종 할인율을 더하고 유통채널에 수수료까지 내야하는 식품업계 입장에서는 울며겨자먹기로 동참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엄밀하게 따지면 식품업계는 제조사, 대형마트와 온라인 플랫폼은 유통사로 구분되다 보니 유통사의 입김에서 자유롭기 어려운 구조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마트나 이커머스 같은 유통채널과는 파트너 관계지만, 실제 판매 현장에서 어떤 매대에 들어가는지 온라인몰에서는 상단에 위치하는지 여부에 따라 판매량이 갈리기 때문에 판매채널의 입김이 강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판매채널 입장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높여 소비자를 유치해야 하기 때문에 경쟁적으로 할인율을 높일 수 밖에 없다”면서 “식품업체들은 할인율에 더해 판매수수료까지 내야 하기 때문에 실상 제값을 받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식품업계에서는 아예 자체 온라인몰을 육성해 자체 판매 비중을 늘리려는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자체 생산 상품에 더해 외부 브랜드까지 입점시키며 종합 온라인몰로 육성하는 곳도 있다.


외부 판매에 비해 할인폭을 늘리는 전략으로 고정 단골 고객을 확보하고 이들의 소비 패턴 등 빅데이터를 활용해 신제품 개발과 마케팅에도 이용할 수 있어서다.


CJ제일제당이 운영하는 CJ더마켓은 2019년 7월 론칭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올해 1~5월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0% 이상 증가했다. 정기적으로 자체 기획전을 열고 이커머스 대비 더 큰 할인혜택을 제공한 점이 주효했다.


hy(한국야쿠르트)는 자사몰을 ‘종합유통 온라인몰’로 육성하고 있다. hy 2년간 40억원을 투자해 홈페이지와 쇼핑몰을 통합한 온라인몰 ‘하이프레시’를 2017년 개설했다.


이후 작년 12월 라이프 스타일 편집샵 ‘프레딧’을 이름을 바꾸고 온라인 경쟁력을 한 단계 더 높였다. 식품과 건강기능식품, 간편식 중심 제품 카테고리를 유기농, 친환경 생활, 뷰티용품으로 확대했다.


가입고객은 계속해서 늘고 있다. 2019년 38만명 수준이었던 신규 회원 수는 작년 68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올 3월에는 100만명을 넘어섰다. 2017년 70억원으로 출발한 매출액은 작년 520억원을 기록하며 4년 새 6배 이상 올랐다. 올해 판매목표는 1000억원이다.


동원은 지난 4월 그룹 내 각 계열사와 사업부에서 각각 운영하던 온라인 사업 조직을 통합해 동원디어푸드를 신설했다. 동원F&B가 운영하는 ‘동원몰’, 동원홈푸드 ‘더반찬&’, ‘금천미트’ 등 그룹 내 온라인 사업을 전담하는 조직이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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