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카고 교육청(CPS)이 초등학교 5학년 이상 학생에게 새 학기부터 피임 기구인 콘돔을 무상으로 공급할 계획을 밝히면서 학부모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7일(현지시간) 미 언론은 시카고 교육청이 새로운 교육 지침에 따라 학교에 콘돔을 무상으로 비치하도록 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정책은 600개 공립학교 중 12개를 제외한 모든 학교에 적용될 전망이다.
초등학교의 경우엔 250여 개의 콘돔이 무상 제공되며, 고등학교에는 이보다 많은 1000여 개 정도가 지급될 예정이다. 소진 시에는 학교장의 요청으로 추가분을 받을 수 있다.
교육청 측은 “학생들이 자칫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하거나 성병에 걸리는 것을 막기 위한 예방책”이라고 해당 정책의 취지를 밝혔다.
교육청은 서면으로 학부모들에게 프로그램 내용을 설명하고, 각 학교장에게 콘돔 보관 장소 및 운영 지침을 전달할 예정이다.
케네스 폭스 보건담당관은 “아이들도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정확한 정보를 가질 권리가 있으며, 그 결정에 기반한 행동을 하면서 자신과 다른 사람의 건강을 보호할 수 있는 물적 자원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통 5학년생들에게 콘돔이 필요 없다는 것을 알지만, 단지 아이들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며 “보호 장치가 없고 필요한 자원을 사용할 수 없을 때 나쁜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학부모들은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아직 어린아이들에게 어떻게 교육청이 콘돔을 나눠줄 생각을 하는지 기가 막힌다”며 “괜한 호기심을 자극해 무책임한 성관계를 장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부모 마리아 세라노는 “고등학생 이상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다. 단 피임 기구를 나눠주기 전에 올바른 성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고 건강한 성교육을 시키는 것이 우선 돼야 한다”면서 “충분히 준비된 시기에 책임 있는 행동을 하도록 가르쳐야 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비영리단체 ‘시카고 여성건강센터(CWHC)의 스카웃 브랫 디렉터는 “콘돔의 접근성 확대가 아이들에게 사용을 부추기지는 않는다”며 교육청의 결정을 지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