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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 '일석이조' 국채 쇼핑…첫 60조 돌파


입력 2021.07.06 06:00 수정 2021.07.07 11:18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올해만 보유량 6조4천억↑

금리상승 조짐에 매입 속도

국내 4대 은행 국채 자산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4대 시중은행이 보유한 국채 규모가 올해 들어서만 6조원 넘게 불어나면서 사상 처음으로 6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가 불러온 제로금리 충격으로 수익률이 추락하자 4조원이 넘는 국채를 팔아치웠던 지난해와 극적으로 대비되는 흐름이다.


한국은행이 예상보다 빨리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관측에 국채를 둘러싼 금융권의 수요가 계속 커지는 가운데, 이를 통해 수익성과 자본력 개선을 동시에 꾀하려는 은행들의 국채 쇼핑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개 은행의 국채 자산은 총 60조3596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6조4366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국채 보유량이 60조원을 넘어선 건 올해 처음 있는 일이다.


은행별로 보면 우선 신한은행의 보유 국채가 23조470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2조2397억원 증가하며 최대를 기록했다. 이어 하나은행 역시 13조7642억원으로, 국민은행도 12조35억원으로 각각 7411억원과 2조3241억원씩 해당 액수가 늘었다. 우리은행이 확보한 국채도 11조5448억원으로 1조1319억원 증가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은행들은 국채 자산을 축소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지난해 말 조사 대상 은행들의 국채 보유량은 53조9229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4조2010억원이나 줄어든 바 있다.

◆기준금리 조기 인상 움직임에 '촉각

은행들의 국채 자산 추이는 시장 금리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금리 하락으로 국채 수익률이 낮아지면 관련 자산을 팔아치우고, 이와 반대되는 상황에서는 다시 국채를 사들이는 식이다.


올해 전까지 국채 금리는 줄곧 하강 곡선을 그리며 기대 수익률이 크게 낮아지는 추세였다. 한은이 지난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인 0.5%까지 내린 영향이었다. 실제로 지난해 말 3년물 국채 금리는 0.976%로 전년 말 대비 0.385%p나 떨어졌다. 5년물 국채 금리 역시 1.335%로 같은 기간 대비 0.145%p 하락했다.


그러나 해가 바뀌면서 국채 수익률은 완연한 회복세로 돌아섰다. 은행들이 다시 국채 매입에 나선 이유다. 특히 최근 한은이 기준금리 연내 인상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국채 금리의 오름세에는 계속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올해 상반기 말 3년물 국채 금리는 1.448%, 5년물은 1.739%로 전분기 말보다 각각 0.315%p와 0.138%p씩 추가 상승했다.


국채 자산 확대와 맞물린 수익률 개선 추세는 은행들에게 희소식이다. 그 만큼 자산운용의 효율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어서다.


은행들은 내심 자본력 측면에서도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은행의 자본력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인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BIS 비율)을 계산할 때 국채는 위험 가중치가 제로인 이른바 무위험 자산이다. 국채가 많은 은행일수록 BIS 비율 관리가 수월할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표적 안전 자산인 국채는 자본력 강화에 도움이 되지만 상대적으로 기대 수익률이 낮다는 단점이 있는데, 최근에는 시장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이런 약점마저 상당 부분 상쇄되고 있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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