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개봉
반종 피산다니쿤 "나홍진, 나의 아이돌"
'곡성'의 나홍진 프로듀서와 태국의 반종 피산다니쿤 감독이 '랑종'으로 호러 영화의 지평을 넓혔다.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랑종'(감독 반종 피산다나쿤)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나홍진 프로듀서가 참석했으며,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코로나19로 인해 화상으로 참여했다.
'랑종'은 태국 산골마을,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무당 가문의 피에 관한 세 달간의 기록을 담았다. 제목 '랑종'은 태국어로 무당을 뜻한다. 나홍진 감독은 '랑종'의 기획과 제작, 시나리오 원안을 집필했으며 '셔터', '샴', '피막'을 연출한 반종 피산다니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나홍진 프로듀서는 "반종 감독님과 함께 하기로 결정했지만 (외국 감독과) 처음 일해보는 것이라 걱정이 많았다. 프로덕션이 시작되고 매일같이 촬영된 내용을 보내주시는 걸 보며 믿음이 생겼다. 코로나19 때문에 현장에 가보지 못했지만 마치 제가 현장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과 함께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랑종'은 총 28회차로 촬영이 됐다. 많은 분량과 신들을 28번 만에 촬영을 한 것을 보고 놀라웠다. 연출에 뛰어난 재능이 있으신 분이다"라며 "반종 감독님이 연출이 집중하시는 동안 저는 서사에 신경을 쓰려고 했다"고 전했다.
나 프로듀서는 '랑종'을 직접 연출하지 않고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에게 제안한 것에 대해 "'곡성'과 비슷해지는 걸 원치 않았다. 무속을 담는 장면들이 많아지며 '곡성'과의 차별화란 문제가 생겼다. 지역을 바꾼다고 해결될 수 있는게 아니었다"며 "해외에서 촬영하는게 좋겠다고 생각했고 습하고 비가 많이 내리는 울창한 숲, 비포장 도로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5년 전에 만난 반종 감독님이 생각났다. 만약 반종 감독이 다른 나라 사람이었다면 그 나라에서 촬영됐을 가능성이 크다. 태국이 배경이 된건 반종 감독이 연출을 허락해서였다"고 설명했다.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나홍진 감독은 나의 아이돌이다. 5년 전 방콕에서 열린 문화센터에서 첫 만남을 가진 적이 있다. 워낙 팬이었기 때문에 그 동안 제가 제작한 모든 영화의 DVD를 선물했다. 그 땐 나 감독님이 제게 연락을 주시리라곤 생각하지도 못했다. 함께하잔 제안을 받고 흥분과 긴장이 됐다. 원안을 받았을 때 새로운 차원의 영화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나홍진 프로듀서와 손을 잡은 이유를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 시나리오 받았을 땐 태국의 무속 신앙에 대해 제가 아는 바가 없어 걱정도 됐었다. 그래서 나 감독님께 시간을 달라 했고 2년 동안 조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무당에 대해 조사하며 한국과 태국의 무속신앙이 비슷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랑종'은 신내림을 받아야 하는 밍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 밍 역할의 나릴야 군몽콘켓의 활약이 도드라졌다. 나릴야 군몽콘켓은 밍 캐릭터를 위해 영화를 찍는 도중 10kg를 감량했다.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태국의 유명 배우는 캐스팅하고 싶지 않았고 밍의 모습과 최대한 가까운 배우를 기용하고 싶었다. 수많은 오디션을 거치며 나릴야 군몽콘켓이 밍과 가장 적합했다"며 "저희는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촬영했다. 디테일한 건 현장에서 배우가 연출을 하고 디자인을 해나갔다"고 나릴야 군몽콘켓을 칭찬했다.
'랑종'은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받았다. 실제 영화에는 수위 높은 장면들이 곳곳에 등장했다. 나 프로듀서는 "조심스럽게 수위를 낮추보자고 제안도 했지만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의 의견이 확고했다"고 말했고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잔혹함이나 선정적인 장면을 팔아 흥행하겠단 마음으로 만들지 않았다.내용과 필요없는 장면은 절대 넣지 않았다. 영화 스토리 수위에 맞춰 장면을 구사했다"고 강조했다.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셔터', '샴', '피막' 등 자신이 제작한 공포영화와 '랑종'의 차이점에 대해 "한참 공포 장르에 회의감이 생겼다. 더 이상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아 로코 등 다른 장르의 영화를 만들어왔다"면서 "'랑종'은 무당이 되기 위한 한 여 자의 드라마와 인생을 실제처럼 묘사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앞서 말씀드렸듯 가이드라인만 가지고 촬영했기 때문에 카메라 감독도 무슨 일이 생길지 몰랐다. 그런 현장감과 현실감으로 차별화를 두려 했다"고 말했다.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내가 태국어로 만든 영화가 한국에서 개봉된다는 것이 영광스럽다. 나홍진 감독과의 협업은 수준이 높아진 기회가 된 것 같다"면서 개봉을 앞둔 기분을 전했다.
나홍진 프로듀서는 "제대로 된 호러 영화, 관객들이 기억해주실 만한 영화를 만들어보자는게 '랑종'의 시작이다. 저희는 최선을 다했다. 좋은 결과가 있길 기대한다"고 바랐다. 14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