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월 누적 판매량 전년 대비 국산 14%, 수입 22% 증가
포터2·봉고3 등 전기트럭 올해 5월 누적 판매량, 지난해 연간치와 비슷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춤했던 트럭 판매량이 올해 들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경기 회복으로 물류량이 늘어나면서 트럭 수요가 덩달아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의 소형 전기트럭은 보조금 지급 효과와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 이슈가 맞물리면서 뚜렷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1~5월 국내 트럭 신규등록은 8만4032대로 전년 동기(7만3816대) 대비 13.8% 늘었다. 이 중 국산 트럭 판매량은 8만1964대로 전년 동기(7만2124대) 대비 13.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입 트럭 신규등록대수는 2067대로 22.2% 늘었다.
국산 트럭에는 현대차와 기아, 수입 트럭에는 만, 메르세데스-벤츠, 스카니아, 볼보트럭이 포함됐다.
전체 트럭 판매 상승세에는 경기 회복세의 영향이 컸다.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점차 줄며 물류와 인적자원 흐름이 활성화됐고, 이에 따라 트럭 수요도 증가했다. 비대면 소비가 일상화되며 택배 등 중장거리 물류 운송용 중대형 트럭 판매가 늘었고, 건설경기 회복세는 덤프트럭 판매에 호조로 작용했다.
눈에 띄는 점은 국산 트럭 중 ‘소형 전기트럭’ 판매량이 올들어 급증했다는 것이다. 전기화물차 보조금 지급과 법 개정으로 내년 4월부터 신규 운수업 허가를 받을 수 없게 되면서 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전기화물차의 국고 보조금은 1600만원으로 전기승용차(800만원)에 비해 2배 가량 많다. 소형 전기트럭의 출시가는 4000만원이 넘지만, 국고 보조금과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더하면 절반가량의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전기화물차로 분류되는 현대차 ‘포터2 일렉트릭’과 기아 ‘봉고3 EV’ 두 차량의 판매량 합은 1만1329대로, 1~5월 누적 판매량이 지난해 연간 판매량(1만4394대)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현대차 트럭 판매량 5만3942대 중 4만2903대가 포터 판매량이었으며, 이 중 포터2 일렉트릭 판매량은 7000대를 차지한다. 기아의 경우 트럭 판매량 2만8022대가 모두 봉고차 판매량이었고, 봉고 EV 판매량은 8658대에 달한다.
여기에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폐지 전 트럭을 구매하기 위한 수요도 겹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3월 전기화물차에 대한 영업용 번호판 신규발급을 금지하는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이 개정됐다. 즉 내년 4월 이전 트럭을 구매해야 영업용 번호판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수입 트럭 판매량은 트랙터와 덤프트럭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25t 이상의 트레일러 등 초대형 화물을 견인하는 트랙터 판매량은 861대로 수입 트럭 판매량의 41.7%를 기록했다. 덤프트럭은 408대가 팔리며 전체의 19.7% 비중을 차지했다.
5월 만트럭과 볼보트럭이 신차를 출시하며 판매량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만트럭은 20년 만에 대형트랙터·중대형트럭·중소형트럭의 풀체인지 모델을 내놨다. 볼보트럭은 판매 중인 대형 트럭 전 차종(트랙터·덤프트럭·카고트럭)을 신제품으로 전환했다.
또한 4개 수입브랜드 모두 전년 동기 판매량이 증가했다. 올해 4월까지의 벤츠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했었는데, 5월 벤츠 판매량이 늘어나며 수입브랜드 모두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증가했다.
트럭 수요 증가와 신차 출시 영향으로 올해 트럭 판매량은 지속 증가할 전망이다. 다만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트럭 판매량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상용차 시장이 다시 기지개를 펴고 있는 상황에서 신차 출시까지 겹쳐 향후 판매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은 올 9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이후 내수시장에 필요한 부분은 국내에서 공급할 수 있도록 적극 고민 해야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