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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서 흔치 않아"…'발신제한' 김창주 감독 데뷔가 눈에 띄는 이유


입력 2021.06.25 09:54 수정 2021.06.25 09:56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베를린’, ‘더 테러 라이브’, ‘끝까지 간다’ 등 국내 영화 80여 편 편집

50회 대종영화제, 35회 청룡영화상 편집상 수상

'발신제한'이 개봉 첫 날 5만여 명의 관객을 모아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중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다. '발신제한'은 조우진의 첫 단독 주연이자 영화계에서 편집으로 이름을 알린 김창주 감독의 첫 연출작으로도 이목을 끌었다.


처음으로 메가폰을 잡았지만 김창주 감독의 이력은 화려하다. '웰컴 투 동막골', '음란서생', '포화 속으로', '최종병기 활', '더 테러 라이브', '설국열차', '관상', '끝까지 간다', '터널', '청춘경찰', '안시성', '마녀', '국제수사' 등 80여편이 넘는 한국 영화의 필름을 만졌다. 김 감독은 2013년 50회 대종영화제 편집상, 2014년 35회 청룡영화상 편집상, 2014년 1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 편집상을 수상하는 영광도 누렸다.


'발신제한' 측은 김창주 감독의 이력을 내세워 개봉 전부터 홍보에 활용했다. 국내 영화계에서 편집 감독 출신이 흔치 않아 관심을 선점할 수 있었다. 여기에 김창주 감독의 화려한 이력은 '발신제한'을 향한 기대감과 신뢰를 쌓기 충분했다.


한 영화 관계자는 "독립영화나 단편영화를 비롯해 상업 영화에서도 감독이 직접 편집을 할 때도 있기 때문에 감독이 편집을 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스태프 전문 영역인 편집 감독이 상업영화 연출하는건 확실히 드문 일이라 눈에 띈다"라고 전했다.


김창주 감독은 "촬영시 현장에서는 거의 3개월 동안 장면을 분할하며 영화를 촬영하지만 내 머릿 속에는 최종본의 90분 정도의 강약의 리듬감이 계속 존재했다. 전체의 리듬감을 유지한 매일 촬영에 임할 수 있었던 점이 큰 장점이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편집 경력이 연출에 유리했던 점을 밝혔다.


결과는 '발신제한'의 수치와 호평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쳐다보지 마라'의 니콜라스 뢰르, '붉은 수수밭'의 장예모, '맨 인 블랙'의 배리 소넨펠드, '무간도'의 유위왕, '트랜센던스' 윌리 피스터 등 촬영 감독 출신의 영화 감독들이 자리를 잡았다.


이처럼 조감독이나 시나리오 작가가 아닌, 연출팀의 감독 데뷔는 특정 기술에 특화된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우위에 있다. 그러나 국내 영화계에서는 '용의자', '봉오동 전투'의 원신연, '악녀', 정병길, '특수요원'의 신재명 감독이 무술 감독 출신으로 연출팀의 감독 데뷔는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김창주 감독은 오래 동안 '발신제한' 아이템을 고민한 것으로 안다. 우리나라에서 편집 실력으로 손 꼽히는 사람이니 속도감이 돋보이는 스릴러에 김창주 감독 만한 사람도 없었다"라며 "이미 차기작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렇게 영역을 넓혀가는 감독이 늘어나면 좋은 사례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영화 관계자는 "촬영, 조명, 미술 감독 중에서도 연출을 준비하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번번히 시나리오에서 막히고 있다. 글을 쓰는 걸 어려워 한다"고 전했다.


이어 "감독은 그림과 구성 등 전체적인 그림을 봐야한다. 작가를 붙여 시나리오를 쓸 수 있겠으나 기본적으로 감독은 하고싶은 이야기가 있는 사람이지 않나"라며 "본인들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어 글도 직접 쓰면서 준비하고 있지만 글을 쓰는 솜씨가 아쉬운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제작으로까지는 쉽게 이어지지 않는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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