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검찰 중간간부 인사 단행 이후 차관 인선 절차 착수할 듯
김종민 "강성국, 중도성향으로 현 정권 검찰개혁 기조에 합리적 대응할 것"
민변 출신 이상갑도 거론…미쓰비시 강제징용 피해자 대리해 피해배상소송
"법무연수원 전보된 구본선, 조남관 등 고검장 2명 차관 후보군 포함될 수도"
택시기사 폭행 사건으로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이 퇴임한 지 20여일이 지났다. 후임 인선과 관련해 법무부 안팎에서는 내부 발탁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법무부 비(非)검찰화 기조에 따라 판사 출신 강성국 법무부 법무실장과 변호사 출신 이상갑 인권국장이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전 차관 후임에 현직 검사나 검사 출신 변호사는 제외되고, 법무부와 대검 실무진도 비검찰 출신 차관 방침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차관의 부재가 업무에 차질을 주지 않고 인사검증에 시간이 필요한 만큼 법무부는 검찰 중간급 인사를 단행한 뒤 차관 인선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 출신 이헌 변호사는 "현 정부에서 법무부의 비검찰화에 대한 의지가 굉장히 강하다"며 "비검찰 출신인 이 전 차관만 하더라도 법무실장을 경력을 인정받아 법무부 차관이 된 만큼 내부발탁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내다봤다.
앞서 판사 출신의 이 전 차관은 1960년 판사 출신 김영환 전 차관이 임명된 이후 60년만의 첫 '비검찰 출신' 법무부 차관으로 주목받았다. 이 차관 전까지는 고검장급 검사 출신을 차관으로 임명하는 게 관행이었다.
유력 후보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판사 출신 강성국 법무부 법무실장과 변호사 출신 이상갑 법무부 인권국장 모두 현 정부가 임명한 비검찰 출신 법무부 간부로서 4개월 넘게 박 장관과 호흡을 맞춰오고 있다. 그만큼 현 정부의 검찰개혁 방향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얘기다.
강 실장은 전남 목포 출신으로 목포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했다. 1988년 제30회 사법시험에 합격했으며, 1994년 광주지법 판사로 임관해 대법원 재판연구관, 의정부지법·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 21년간 판사로 재직했다. 지난 2015년 변호사 개업 후 지난해 법무부 요직인 법무실장에 외부 인사로 발탁됐다.
전 광주지검 순천지청장 김종민 변호사는 "강 실장은 20년이 넘는 부장판사 경력으로 인품이 점잖고 주변 평가도 좋아 법무부 차관으로 유력하다고 본다"면서 "정치적으론 중도 성향으로 이해되며 차관직을 수행한다면 현 정권의 검찰개혁 기조에 잡음이 생기지 않도록 합리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국장은 전남 신안 출신으로 광주서석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나왔다. 1996년 제38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광주에서 개업해 변호사로 활동했다. 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광주 지부장이던 2009년 미쓰비시 중공업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대리해 피해배상소송을 맡기도 했다. 그 역시 지난해 관행적으로 검찰 출신이 차지해온 인권국장에 비검사 출신으로 임명됐다.
한편 일각에서는 지난 4일 검찰 고위급 인사가 단행된 후 법무연수원으로 발령난 구본선 전 광주고검장과 조남관 전 대검 차장검사가 차관 후보군에 포함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법무연수원은 법무부 산하 기관이어서 인사 과정에 특별한 애로사항이 없다.
서울고검 검사 출신 임무영 변호사는 "법무부 실·국장들이 일을 처리하고 있기 때문에 차관 인선이 그리 급한 시점은 아니다"며 "법무연수원으로 밀려난 고검장 2명이 퇴진하지 않고 있는 만큼 일단, 이들을 차관 후보군에 포함시킬 것으로 예측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