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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카드, 상품 다이어트 바람…"숫자 줄이고, 혜택 늘리고"


입력 2021.06.24 06:01 수정 2021.06.23 16:26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하나카드, 신용·체크 89종 판매 중단…신한은 62종 폐지

신한·하나銀, 적금상품 6·4개 감축…통합 적금 상품 출시

"주식투자, 페이 열풍으로 기존 금융권 고객쟁탈전 심화"

은행과 카드업계가 고객 수요가 적은 상품을 통폐합하면서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연합뉴스

은행과 카드사들이 예·적금과 신용·체크카드 상품 다이어트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객 수요가 적은 상품을 과감하게 통폐합하고, 혜택을 고도화시켜 소비자 유입을 가속화하겠다는 전략에서다. 금융업계에서는 상품에 대한 정보 접근성이 개선되고 있는 시대가 도래한 만큼 추후 다른 상품들의 통폐합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2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다음날부터 자체 발행한 신용·체크카드 89종에 대한 신규·추가 발급을 종료한다. 하나카드가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한 상품은 ▲원큐 쿠폰(1Q Coupon) 카드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카드 ▲하나멤버스 1Q Hit1 카드 ▲2X 알파 체크카드 ▲클럽 SK(CLUB SK) 체크카드 ▲아이행복 체크카드 등이다.


이처럼 하나카드가 카드를 대거 정리한 이유는 고객이 잘 가입하지 않는 상품을 없애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비용을 절감해 새로운 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거나 당기순이익을 상승시켜 실적 개선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카드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품 폐지 움직임이 지속해서 감지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유입 고객이 없다는 이유로 'KB국민 RAIL AIR 플래티늄 카드'와 '드림&피플21 STAR 체크카드' 발급을 중단했다. 신한카드도 지난 1월 62종 카드에 대해 신규 발급을 중단했다.


은행권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해 연말까지 적금 상품수를 15개로 줄일 예정이다. 지난 4월 말 신한은행이 판매하고 있는 적금 상품 수인 21개 대비 6개나 줄어든 수치다. 신한은행은 우선 다음 달 말 적금 갯수를 18개 수준으로 줄이는 작업에 돌입했다.


대신 신한은행은 혜택이 분산된 상품들을 하나로 모은 '신한 알.쏠 적금' 상품을 출시했다. 신용카드 이용실적이나 자동이체 등 저마다 다른 거래실적에 따라 우대금리를 적용하던 기존 5개 상품들을 하나로 합친 것이다. 이 상품은 만기별로 최고 연 1.3%의 우대 이자율을 적용해 36개월 최고 연 2.3%의 금리를 제공한다.


하나은행도 지난 4월 예·적금 상품 갯수를 40개에서 36개로 감축했다. 지난 18일부터는 상품구조가 노후화된 외화정기예금 5종에 대한 판매도 일제히 중단했다. KB국민은행도 적금상품을 30개 이하로 줄였다.


금융권이 금융상품을 통폐합하는 이유는 수익성 때문이다. 기존에 출시한 상품을 유지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을 새로운 상품 개발에 투입해 고객 유입을 가속화하자는 의미다. 아울러 정보 접근성이 용이한 1980년 초~2000년대 초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MZ세대(밀레니엄+Z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금융상품을 보는 눈이 까다로워진 영향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식, 코인 등 위험자산 열풍이 불면서 예·적금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졌고, 핀테크 업체에서 시작된 '페이' 열풍이 카드 수요를 떨어뜨린 것으로 보인다"며 "2010년 초반부터 시작된 금융상품 통폐합 열풍에 대한 확실한 동기가 생긴 만큼 발급 중단은 지속될 것이고 이는 금융소비자 혜택 강화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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