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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셋값 2년 전 매맷값 역전"…곳곳서 겹규제 후유증


입력 2021.06.23 06:08 수정 2021.06.22 16:49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중저가 금천·도봉 등도 매매가격 뛰어넘은 가격에 거래

전문가 "매물 여전히 부족…하반기 전셋값 상승 지속"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세가격 급등 하거나 사라져

서울 곳곳에서 전셋값이 2년 전 매맷값을 뛰어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노원구 상계동 인근 공인중개업소 전경.ⓒ데일리안 황보준엽 기자

서울 전셋값이 불안장세를 보이고 있다. 임대차법에 따라 매물 품귀 현상이 벌어진데다, 최근 서초발 재건축 이주수요까지 맞물리며 상승세가 가팔라지는 분위기다.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2년 전 매맷값을 뛰어넘거나 비슷한 금액에 전세 거래되는 단지들도 속속 나온다. 수요가 많은 강남권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금천과 도봉 등 서울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2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전셋값 상승률은 0.11%를 기록했다. 직전주(0.08%)와 비교해 오름폭이 커져며 19주만에 가장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2019년 7월 첫째 주부터 지난주까지 103주 동안 단 한주도 쉬지 않고 상승했다. 2년 전 6월 셋째 주부터 지난주까지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의 총 합은 8.17%였다.


전셋값 상승세가 수년 간 지속되면서 이젠 전세 가격이 2년 전 매맷값을 뛰어넘는 경우도 심심찮게 찾아 볼 수 있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면적 84㎡ 지난달 20억원에 거래됐는데, 해당 단지에선 역대 최고가다. 이전까지 20억원에 근접하는 거래는 다수 있었으나 20억원을 넘기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2년 전 최저가 매매거래(17억2000만원)와 비교하면 현재 전셋값이 2억8000만원이 더 높다.


이는 임대 수요가 많은 강남권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금천구 가산동 두산위브 전용 84㎡는 5억원에 거래됐다. 지난 2년 전인 2019년 해당 아파트 최저 매맷값은 4억8000만원이었다. 가장 최고가는 5억8800만원이었는데, 지금 전셋값과 비교하면 채 1억원 정도 차이에 불과하다. 도봉구 쌍문동 한양2,3,4차 전용 28㎡ 이달 초 1억5000만원에 전세계약을 맺었다. 이는 2년 전 매매가 보다 500만원 정도 저렴한 수준이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이렇게 매매가와 전셋값이 빠르게 좁혀지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며 "전셋값 상승폭이 여느 시절보다 가팔랐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전셋값이 오르는 것은 겹규제 영향이다.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등 임대차법으로 인해 집주인들이 집을 내놓지 않거나 전세를 월세로 돌리면서 임대 매물이 품귀현상을 빚게 됐고, 전셋값이 올랐다. 아실 집계에 따르면 22일 기준 전세 매물은 2만318개다. 지난해 같은 기간(4만2841)과 비교해선 반토막난 수치다.


종합부동산세 등 각종 세금 부담이 강화된 것도 집주인들로 하여금 전세 보다 월세를 선호하게 만든 요인이다.


반면 전셋집을 찾는 수요는 갈수록 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자료를 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 지수는 109.7을 기록했다. 4주 연속 상승세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공급 대비 수요가 더 많다는 것을 나타낸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전셋값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을 이사철 및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이 본격화 되면 전세 수요가 더 늘어나는 것도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실거주 요건도 강화됐고, 제도 폐지로 인해 임대사업자 매물도 부족한 상황"이라며 "하반기 가을 이사철이나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등이 시작되는 시점에는 전셋값이 지금 보다 더 가파르게 오를 가능성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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