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뱅, 아파트담보대출 금리↓…"예대율 개선 먼저"
카뱅, 중금리TF 출범·한도증액·이자상환 혜택 선봬
"토뱅 진출 시 고객 선택권↑…소비자 혜택 늘 것"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서로 다른 전략으로 중금리대출 경쟁에 나섰다. 예대율 확보가 우선인 케뱅은 모든 대출상품 영업을 강화해 우선 고객을 대거 유입시킨 뒤 중금리대출로 연계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카뱅은 중금리대출 전담팀을 중심으로 '상품'을 강화해 실제 중·저신용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토스뱅크가 중금리대출 시장에 가세할 경우 인터넷은행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금융소비자 혜택이 추가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1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아파트담보대출 상품 금리를 0.5%p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케뱅이 아파트담보대출 금리를 인하한 건 여신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지난 4월말 기준 케뱅의 수신(예·적금) 잔액은 12조1400억원을 기록했다. 한 달 새 3조4200억원 급증한 규모다. 반면, 케뱅의 여신(대출) 잔액은 4조6800억원으로 한 달 동안 8500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수신에 비해 저조한 여신 증가폭을 나타낸 케뱅은 예대율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대율은 은행이 보유한 예금 잔액 대비 대출 규모의 비율이다. 예대율이 낮으면 은행이 벌어들이는 이자 수익보다 고객에게 지급하는 이자비용이 많다는 의미다. 실제 수신 잔액이 급격히 늘어나자 케뱅의 예대율은 지난해 말 80%에서 4월 말 51%까지 하락했다.
이에 케이뱅크는 우선 모든 대출상품에 대한 고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우선 다양한 고객군을 확보해 대출 잔액을 늘린 뒤 자연스럽게 중금리대출로 연계하는 전략이다. 아울러 금융당국에 제출한 중금리대출 목표 비중과 현재 비중이 큰 차이가 없다는 점도 영향이 있다. 케이뱅크는 올해 말 중금리대출 비중을 21.5%로 맞춰야 한다. 지난해 말의 21.4%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치다. 이를 위해 케이뱅크는 경쟁사 카카오뱅크의 두 배에 달하는 2억5000만원을 중금리 신용대출 한도로 설정했다.
이미 지난달 22조7203억원 규모의 여신 잔액을 확보한 카카오뱅크는 '중금리대출' 비중을 20%대로 늘리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카뱅은 지난달 금융위원회에 중금리대출 비중을 올해 연말 20.8%까지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지난해 말 중금리대출 비중인 10.2%에서 10.6%p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말 1조4380억원 수준이던 중금리대출 잔액을 3조1982억원으로 122.4%(1조7602억원) 급증시켜야 하는 것이다.
이에 카뱅은 중금리대출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3일 중·저신용 고객 대상 신용대출 공급 확대 태스크포스(TF)를 꾸린 카뱅은 매달 2500억원어치 중금리대출 상품을 신규 공급할 방침이다. 이어 카뱅은 지난 11일부터 신용점수 820점 이하 고객이 자사에서 신용대출을 받을 경우 첫 달 대출이자를 전액 지원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 중금리대출 한도를 기존 7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했고, 이자도 2.98%까지 1.52%p 낮췄다.
금융업계에서는 오는 9월 공식 출범을 앞둔 토스뱅크가 중금리대출 시장 경쟁에 참여하게 될 경우 중·저신용자 고객에 대한 혜택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토스뱅크는 비금융 데이터를 중심으로한 신용평가모델(CSS)을 토대로 올해 말까지 중금리대출 비중을 전체 대출의 34.9%까지 늘리겠다고 공언한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금리대출은 당국 권고 사항이기도 하지만 결국 각 은행들의 건정성, 수익성과도 맞닿은 중요한 문제"라며 "저축은행, 핀테크를 중심으로 중금리대출 확대 경쟁이 고조되고 있는 만큼 고객 입장에서는 넓은 선택지를 보유하게 되는 셈이니 소비자혜택은 자연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