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베팅' 동·서학개미, 성장주로 다시 '턴'?

서학개미 최근 한 달 테슬라 순매수 복귀...1813억 순매수

국내 성장주에 대한 개미 순매수 고개...카카오·SKIET '사자'

ⓒ픽사베이

경기회복 기대감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따른 여행 수요 관심이 커지면서 동·서학개미의 순매수 상위 목록에 성장주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성장주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며 주식시장에서 다시 블루칩으로서 각광받고 있다.

1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가 지난 한 달 간(5월 14~6월 14일)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테슬라 모터스로 이 기간동안 1억6222만 달러(1812억6463만원)를 사들였다. 테슬라는 이른바 대표적인 성장주로도 꼽힌다. 그동안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담은 대표적인 종목이었지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비트코인과 관련 발언으로 인한 테슬라 주가 하락으로 단기적인 매도 행렬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테슬라에 대한 서학개미의 매도행렬이 멈췄다는 분석이다.

불과 지난 4월 15일부터 한 달 간 순매수 상위 목록에는 테슬라가 없었다. 하지만 최근 미국에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성장주의 대표격인 테슬라가 다시 가장 많은 순매수 상위 목록에 오른 것이다. 이달 들어 개미들은 에어비앤비를 가장 적극적으로 사들였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여행 수요에 대한 기대감이 백신 접종 확대로 커지자 에어비앤비에 대한 투자자의 매수 행렬도 더욱 거세지는 모양새다. 지난 한 달 간 에어비앤비에 대한 투자자의 매수 규모는 9275만 달러(1036억3884만원)에 달한다.

해외주식투자 종목별 순매수 상위 목록(5월 14일~6월 14일)ⓒ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

지성진 키움증권 연구원은 "에어비앤비의 총 예약률은 103억 달러를 기록해 전년동기와 전분기 대비로도 각각 51.5%, 74.6% 급증한 규모"라고 말했다. 올 하반기부터 해외여행 재개가 예상되는 만큼 에어비앤비의 수익성 개선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시장에서도 성장주에 대한 개미들의 관심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14일 개인은 카카오를 255억원 규모 순매수했다. 지난 11일 이후 개인은 카카오를 순매수 목록에 올렸다. SK아이테크놀로지(SK IET)도 155억원 어치 사들였다.

최근 네이버와 카카오를 비롯한 성장주들은 시가총액 규모를 늘리며 존재감이 부각되고 있다. 지난해 말 LG화학과 카카오의 시총 순위는 각각 6위와 9위를 점했지만 반년 만에 각각 3단계, 5단계씩 뛰어올랐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국채 금리가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서 성장주 중심의 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성장주가 주도주로 복귀하려면 실질금리의 추세적 하락세, 가치주 대비 상대적으로 우월한 이익모멘텀이 관찰되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테이퍼링 이슈가 불거졌을 당시만 해도 연 1.7%까지 치솟았다가 최근 연 1.4%대로 내려왔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국채 금리가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당분간 성장주 중심의 랠리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