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 줄이는 친환경 축발전기모터, 에너지 절감장치 적용 확대
수입제품 의존도 낮춰…조선사 수익성 개선에 도움
국내 주요 조선사들이 친환경 선박 핵심 장비를 국산화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에 대응하고 수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조선사인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은 친환경 축발전기모터 개발과 에너지절감장치의 적용 확대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축발전기모터는 선박 운항 시 탄소배출 저감과 연비 절감의 효과를 가져다 줄 뿐만 아니라, 수입 제품 의존도를 낮춰 조선사들의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 현재 조선업계는 액화천연가스(LNG)·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등에 국산 축발전기모터를 사용하고 있지만, 대규모 용량이 필요한 컨테이너선의 경우 수입 제품에 의존하고 있다.
만약 모든 선종에 국산 축발전기모터를 적용할 경우 기존보다 낮은 비용으로도 친환경 선박을 건조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기술 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대우조선해양이다. 대우조선은 지난 5월부터 효성중공업과 '대용량 영구자석형 축발전기모터(SGM)' 국산화 공동 연구에 나섰다.
대우조선과 효성중공업은 2019년 업계최초 ‘유도기 방식’ 축발전기모터(최대출력 2.5메가와트) 국산화에 성공해 LNG 운반선, LPG 운반선 및 초대형원유운반선에 이 시스템을 적용해 오고 있다. 하지만 초대형컨테이너선에는 유도기 방식 축발전기를 사용할 수 없다. 대우조선에 따르면 몸집이 큰 2만 TEU급 초대형컨선은 5메가와트(MW)의 고출력 축발전기가 필요하다. 때문에 이 조건을 충족하는 영구자석형 수입 제품을 사용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에 양사는 ‘영구자석’ 기술 국산화에 돌입했다. 이번 연구가 완료되면 순수 국내 기술력으로 영구자석형 축발전기모터를 조달할 수 있다. 특히 컨테이너선을 포함한 모든 선종에 축발전기모터를 적용할 수 있어, ‘핵심 장비 국산화’와 ‘수주 경쟁력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게 된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효성중공업과 공동연구 설계는 올해 연말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해외 제품 가격은 150만달러(한화 약 16~17억원)가량으로 국산제품은 그보다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 계열사 현대일렉트릭은 한국조선해양, 현대중공업과 함께 지난해 개발한 친환경 ‘엔진 일체형 축발전기’ 수주에 성공했다.
해당 축발전기는 선박 운항 시 추진용 엔진 축의 회전력을 이용해 선박에 필요한 전력을 생산, 연료 소모량과 유해 배기가스를 저감하는 친환경 제품이다. 현대일렉트릭은 IMO 환경규제인 에너지효율설계지수(EEDI)를 3∼5% 개선할 수 있다고 밝혔다. EEDI는 신조선 에너지 효율을 나타내는 지표로, 선박이 1t의 화물을 적재하고 1해상마일을 항해하는 데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양을 말한다.
현대일렉트릭이 지난 10일 국내 기업 처음으로 수주한 엔진 일체형 축발전기는 내년부터 유럽 선사들의 9만1000㎥(입방미터)급 LPG운반선에 탑재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은 2024년까지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과 LNG 연료 선박 실증사업을 추진, 친환경 조선기자재 국산화에 앞장서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2만t급 실증 선박에 스마트십 플랫폼 ‘에스베슬’을 탑재해 국내 조선 기자재 업체의 친환경 장비 성능을 검증하고, 고도화 관련 연구를 2023년까지 수행할 예정이다.
앞서 2018년부터 삼성중공업은 독자 개발한 세이버 에어, 세이버 핀, 러더 벌브 등의 에너지 절감 장치(ESD)를 LNG추진선 등에 적용해오고 있다. 이들 ESD를 탑재하면 바닷물과 공기 흐름을 제어, 선박 연료 절감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 및 운항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향후 친환경 선박 시장 전망은 밝을 것으로 예측된다. IMO는 지난해 1월부터 황산화물 함유량 상한선을 3.5%에서 0.5%로 대폭 강화한 데 이어, 2050년까지 선박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8년 대비 50% 이하로 줄일 것으로 규정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최근 IMO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연비 효율 향상 및 발전기 엔진의 운전 의존도를 낮추는 목적으로 선주사들로부터 축발전기모터시스템에 대한 적용 요구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