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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팩주 투기판 우려...다시 규제론 ‘솔솔’


입력 2021.06.09 13:23 수정 2021.06.09 13:24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지난달 평균 수익률 35.5%...1~4월 6.9%

“미 상원서도 스팩 투명성 위한 법안 논의”

최근 SPAC 주가 과열 현상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말부터 이상급등 현상을 보였던 스팩(SPAC)이 일제히 급락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이를 계기로 스팩 관련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1시 28분 현재 삼성스팩4호는 전 거래일 대비 2.45% 오른 7120원에, 삼성스팩2호는 3.23% 내린 4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들 종목은 전날 각각 10.78%, 9.00%씩 급락한 채 마감했다. 같은 날 하나머스트7호스팩(-8.24%), SK5호스팩(-7.00%), 한화에스비아이스팩(-5.02%) 등의 스팩주도 줄줄이 하락 마감했다.


스팩은 주식 공모로 자금을 조달한 후 다른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게 목적인 페이퍼컴퍼니다. 우량 비상장 기업이나 코넥스 상장사와 합병하는 방식을 통해 주로 코스닥 시장의 상장 통로 역할을 한다.


통상 스팩은 우량기업과 합병 소식이 있을 때 주가가 오른다. 삼성스팩2호도 지난달 메타버스 관련 기업인 엔피와 합병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급등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최근 대부분의 스팩주가 합병상장 등 특별한 이유 없이 상한가를 기록하며 기준가의 3~4배까지 올랐다.


지난달 21일 상장한 삼성스팩4호가 대표적이다. 이 종목은 상장 이후 6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찍은 뒤 기준가인 2000원에 비해 5배 이상 뛰었다. 삼성그룹 비상장 회사와 합병할 것이라는 소문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최근 4거래일 간 조정을 받았지만 기준가와 대비해선 여전히 5000원 이상 높다.


SK증권에 따르면 59개 스팩의 지난 5월 한 달간 수익률은 평균 35.5%에 달했다. 1~4월 누적 수익률은 6.9%에 불과했다. 다만 시가총액 규모와 유통 물량이 적다는 점을 악용한 ‘시세조작’의 위험성도 부각되고 있다. 스팩의 주가가 지나치게 오르면 합병 가능성이 낮아져 투자 매력도 떨어진다.


신천국 프루팅 글로벌 리서치 연구원은 “현재 스팩 기업의 가치 불확실성과 가격 거품에 대한 경고음이 지속적으로 들리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스팩 투자에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에서도 스팩 과열 현상이 빚어졌다. 올해에도 투자 열풍이 이어지면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스팩의 회계처리기준을 변경하는 등 규제를 강화했다. 이 영향으로 지난 1분기까지 급증해온 미국의 스팩 공모시장은 지난 4월 상장건수가 전월 대비 89% 급감했다.


안유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상원에서도 스팩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상장 및 합병 이전 단계에서 스팩의 정보공개 수준을 강화하는 규칙을 담은 법안 도입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도 최근 스팩 관련주의 과열 양상에 따른 투자자 피해를 우려해 이에 대한 기획감시를 실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변동성이 더 확대될 시 관련 규제를 고려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현재 국내 스팩주는 일반종목과 동일한 시장경보제도 및 단기과열종목 제도가 적용 중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2010년에도 스팩 주가 급등 사태 이후 금융당국의 규제가 강화돼 스팩들이 증시에서 찬밥 취급을 받았다가 2011년 다시 규제가 완화된 바 있다”며 “변동성이 더 극심해질 경우 또다시 규제 논의가 나올 수 있지만 입장 번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스팩이 미국 스팩 시장과 비교해선 상대적으로 안정성을 갖췄다는 점에 주목해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안 연구위원은 “국내 스팩은 미국 스팩 시장과 다르게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구조에 따른 높은 합병 성공률(64.3%)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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