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장동력으로 항공 사업 주목…인수추진위원장에 김정식 전 대표
M&A 성공 저력으로 경영정상화 속도‥"K컨텐츠 항공문화사업 육성"
쌍방울그룹이 이스타항공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주력 사업인 속옷만으로는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미래 성장 동력 중심으로 사업 재편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인수의향자를 대상으로 지난 7일까지 예비실사를 진행했다. 지난달 31일 마감된 LOI 접수에는 쌍방울그룹 광림, 하림그룹 팬오션, 사모펀드 운용사 등 10곳 이상이 참여했다.
이번 매각은 스토킹 호스 방식이다. 본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가 제시하는 가격 이상으로 써내면 인수할 수 있다.
본입찰이 무산돼도 조건부 인수예정자가 있어 매각이 이뤄지는 방식으로 더 많은 입찰 금액을 써내는 기업이 유리하다.
본입찰은 오는 14일 오후 3시에 마감된다. 이스타항공은 입찰 금액의 규모, 자금 투자 방식, 자금 조달 증빙 등의 항목을 평가해 인수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쌍방울그룹은 크레인과 특장차를 제작하는 계열사 광림을 필두로 그룹 내 계열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며 이스타항공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김정식 전 이스타항공 대표를 인수추진위원장으로 선임했다. 김 위원장은 2013년부터 4년간 이스타항공 대표를 지낸 항공전문경영인으로 이스타항공을 정상화시킬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광림 컨소시엄은 풍부한 인수합병(M&A) 경험과 사후 관리 전략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다.
2016년 카메라모듈·광학필터 업체인 나노스를 인수했고 2019년 란제리 브랜드 비비안(전 남영비비안)을 인수하며 M&A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 왔다. 지난해에는 종합엔터테인먼트 아이오케이컴퍼니를 인수하기도 했다.
이 같은 M&A 경험, 사후 관리 전략을 토대로 이스타항공을 인수한 이후 자금 조달, 신규 투자, 그룹 간 시너지 등을 통해 안정적인 경영정상화를 이뤄낼 계획이다.
특히 이스타항공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중 중국 지역에 가장 많은 12개 노선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현지 공항을 운항할 수 있는 슬롯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룹 내 관계사들과의 중국 시장 내 사업 확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언더웨어 제조 기업인 쌍방울과 비비안은 이스타항공을 연계해 약 74조 규모(2019년 기준)의 중국 속옷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또한 계열사 아이오케이컴퍼니의 영화·드라마 등 콘텐츠 제작과 및 매니지먼트 사업, 가수 비아이를 주축으로 한 음원사업 등을 적극 활용해 K-컨텐츠 항공문화산업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광림 컨소시엄 관계자는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이스타항공은 인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인수 후 정상화가 가장 중요하고 시급하다”며 “김 위원장을 필두로 누구보다도 이스타항공을 가장 빠르게 날아오르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쌍방울그룹 관계사와 시너지를 통해 K컨텐츠 항공문화사업으로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