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리스크" "비열하다"…국민의힘 당대표 토론회서 충돌 격화

윤석열 놓고 당권주자간 공방 수위 높아져

주호영 "이준석 당대표 가능성 尹 입당 주저"

나경원 "尹 보호하는 척 좋지 않은 인상 남겨"

이준석 "내가 김종인과 결탁? 비열한 전략"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로 출마한 나경원, 이준석 후보가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준비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펼쳐진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주호영 의원, 나경원 전 원내대표와 이준석 전 최고위원 간의 충돌이 한층 격화됐다. 주 의원과 나 전 원내대표는 장외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입당을 주저하는 이유가 '이준석 리스크' 때문이라며 공격했고, 이 전 최고위원은 "비열하다"며 반발했다.

주호영 의원은 8일 국민의힘 공식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를 통해 생중계된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이 전 최고위원이 (방송에서) '형사적 문제가 되면 어쩔 수 없다'고 한 것은 민주당 프레임에 동조한 게 아니냐"며 "지금 벌써 '윤석열 전 총장의 입당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다. 이런 것들은 '이준석 당대표' 가능성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도 "윤 전 총장이 경선 과정에서의 문제에 대해 매우 불쾌해하는 입장"이라며 "(윤 전 총장의 의사를) 직접 확인했다"고 두 차례 강조했다.

아울러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전당대회 과정에서 보인 태도를 보면 윤 전 총장을 향한 네거티브를 방어해주는 게 아니라 호응해주면서, 꼭 들어와야 한다면서도 사실 이런 방법으로 좋지 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며 "계속 '이준석 리스크'를 말하는 것은 윤 전 총장에 대해 보호하는 듯 하지만 민주당과 똑같다는 것"이라고 가세했다.

이에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윤석열 전 총장이 가장 껄끄럽게 생각할 TK(대구·경북) 당원들과의 결합에 대해서 대구 연설에서 '탄핵의 강을 넘자'는 연설을 해서 기여했다"며 "내가 윤 전 총장과 관련해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결탁했다는 것은 유튜버들이 하는 음모론이지, 정당 대표가 되겠다는 분이 하는 전략으로는 비열하다"고 반박했다.

나경원 "이준석, '호들갑' '망상' 표현은 부적절
李 노원병 오면서 2년 고생했던 청년 밀려났다"
이준석 "내게 막말 프레임 씌우려 하지 말라
노원병 공천 왜곡…면접 비교우위로 공천받아"

국민의힘 오른소리 합동토론회가 8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가운데, 당대표에 출마한 후보자들이 자리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문표, 주호영, 나경원, 조경태, 이준석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이에 나경원 전 원내대표와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막말 프레임'과 '사다리 걷어차기' 등으로 후속 충돌을 이어갔다. 나 전 원내대표는 이 전 최고위원이 탈당해 있다가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미래통합당으로 복귀하면서, 2년 넘게 서울 노원병에서 고생했던 청년(김용식 경기 남양주을 당협위원장)을 밀어내고 지역구를 차지했다고 공박했다.

나 전 원내대표는 "이 전 최고위원에 대해 사이다 같은 말이라고 환호하기도 하지만 당대표 입장에서는 부적절하다고 했는데 어제 토론회에서도 또 '호들갑' '망상' '가짜뉴스' (등의 표현을 썼다)"라며 "정치는 머리로만 하는 것도 아니고 입으로만 하는 것도 아니다. 정치는 가슴으로 한다는 것을 꼭 새겨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 전 최고위원이 이 자리에 오기까지 최고위원·비대위원이 되고 공천을 받은 게 모두 청년할당제 덕이고 사실상 그 결과였는데 지금 와서 폐지하자는 게 정말이냐"며 "(이 전 최고위원이 서울 노원병 총선) 공천을 받았는데 거기서 2년 넘게 고생한 청년은 남양주로 밀려났다"고 공격했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나에 대해 막말 프레임을 씌우려 한다"며 "보수 유튜버들이 좋아하는 '모든 것은 김무성·유승민이 뒤에서 조종하는 것'이라는 주장을 전당대회에 끌어들이는 것이 얼마나 비열한지 안다면 중단하라"고 발끈했다.

서울 노원병 공천의 '사다리 걷어차기' 논란에 대해서도 "왜곡"이라며 "공정하게 면접 봐서 내가 비교우위를 갖고 공천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주호영 의원과 나경원 전 원내대표도 나 전 원내대표가 원내대표를 지내던 2019년 장외투쟁·집회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나 전 원내대표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주호영 의원은 지난 2019년의 장외투쟁·패스트트랙 저지 투쟁 등을 가리켜 "그런 류의 강경 투쟁은 희생만 강요하는 것"이라며 "계획 없는, 지모 없는 용장은 부하들을 전부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자리에 있을 때 책임을 다했기 때문에 문재인정부로부터 무한한 핍박을 받았다. 내가 그렇게 프레임을 맞고 욕설을 당할 때 같이 보호해줬느냐"며 "책임을 다하는 리더십이 너무나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이제 대선은 전쟁"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