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D램·낸드 가격 상승 두자릿수 영업익 회복
엘전, TV·가전 '쌍두마차' 2분기 연속 영업익 1조
삼성전기·LGD·이노텍 등도 실적 개선세 뚜렷
삼성과 LG 주요 전자 계열사들이 2분기 호 실적을 낼 것이라는 기대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TV와 가전 등 완제품 호조 속에서 반도체 등 부품까지 수요·가격 상승세가 본격화되면서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뛰어 넘을 태세다.
8일 전자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분기 두 자릿수 영업이익이 유력한 상태로 11조원 돌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분기 영업이익은 9조3800억원이었다.
시장조사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추정한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매출액 61조6000억원, 영업이익 10조4000억원이다.
분기 두 자릿수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12조3500억원) 이후 2분기만이다. 하지만 2분기를 기준으로 하면 지난 2018년 2분기(14조8700억 원) 이후 3년 만이다.
수요 증가에 가격 상승...커지는 메모리 반도체 초호황 기대감
이같은 호 실적 전망은 반도체 사업의 성과에 기인한다. 메모리반도체 수요 증가로 D램과 낸드 가격이 동반 상승하면서 실적 향상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 들어 PC·모바일용에 비해 주춤했던 서버용 제품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2분기 서버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서버 출하량이 증가하면서 서버용 D램과 함께 스토리지로 활용되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용 낸드 등 메모리 수요를 동반 견인하고 있다.
이러한 수요로 분기 초인 4월 고정거래(기업간 대규모 거래) 가격이 각각 26.67%(D램·DDR4 8Gb 1Gx8 2133MHz 기준)와 8.57%(낸드·128Gb 16Gx8 MLC 기준) 상승했고 5월에도 이 가격이 유지되면서 2분기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오스틴 공장의 재가동에 따른 비메모리 출하량 회복도 호조로 꼽힌다. 미국의 기록적인 한파로 가동을 중단했던 오스틴 반도체 공장은 1분기 말부터 정상화 단계에 진입했다.
메모리 수요 증가로 인한 가격 상승과 비메모리 출하량 정상화로 반도체 사업 실적은 수직 상승할 전망이다. 2분기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이 6조원 후반대에서 7조원대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전 분기(3조3700억원) 대비 약 2배 가까이 늘어나는 것이다.
여기에 1분기 실적을 받쳤던 가전과 스마트폰도 든든히 뒤를 받칠 전망이다. 소비자가전(CE)부문은 비스포크 가전의 활약 속에서 여름철 가전 에어컨의 성수기 진입으로 선방할 전망이다. IT모바일(IM)부문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 확대와 비용 절감 등으로 실적 방어에 성공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양 부문 모두 1분기(IM 4조3900억원·CE 1조1200억원)보다는 영업이익이 감소할 전망이지만 각각 3조원대(IM)와 1조원 안팎(CE)의 영업이익으로 양호한 성적표는 유지할 전망이다. 디스플레이도 액정표시장치(LCD) 호조로 1분기(3600억원)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상향 조정되고 있다. 증권사별로 차이가 있지만 당초 9조9000억원에서 형성되던 영업이익 전망치는 이제 11조원이 넘어가고 있다.
반도체가 5조원대에서 6조원대 후반으로, IM부문이 2조원대에서 3조원대로 각각 올라섰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2분기 영업이익이 12조원에 육박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TV·가전 활약 속 모바일 철수로 1H 매출 30조·영업익 3조
LG전자도 2분기 연속 1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상반기 매출 30조원·영업이익 3조원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전자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LG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1조2000억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1분기(1조5166억원)에 비해서는 소폭 줄어드는 것이지만 올 들어 2분기 연속 1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것이다. 2분기 기준으로는 지난 2009년(1조1330억원) 이후 12년만이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비대면(언택트)의 일상화가 지속되면서 생활가전과 TV의 펜트업(pent-up·억눌린) 수요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올레드) TV 출하량 증가와 오브제컬렉션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로 높은 수익성을 구가하는 가운데 건조기·식기세척기·의류관리기 등 신가전의 호조와 렌탈사업 성장세도 호 실적에 기여할 전망이다.
홈어플라이언스앤에어솔루션(H&A)사업본부와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 모두 1분기(H&A 9199억원·HE 4038억원)보다는 감소하겠지만 역대 2분기 최대치 달성 여부가 주목된다.
그동안 적자를 지속해 온 모바일 사업 철수도 실적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오는 7월 말 휴대폰 사업 종료에 따라 2분기부터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MC)사업본부의 영업손실이 실적에 반영되지 않는 '중단영업손실'로 처리될 예정이다.
이에따라 직전 분기인 1분기 영업이익도 MC사업본부 영업손실(2801억원)이 제외되면서 1조7967억원으로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2분기 영업이익이 1조2000억원을 넘기면 상반기 영업이익 3조원을 달성할 가능성도 있다.
매출도 17조원대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1분기(18조8095억원)에 비해 소폭 감소하지만 역대 2분기 최대치였던 2019년(15조6292억원) 수치는 무난히 넘길 전망이다. MC사업본부의 1분기 매출 9987억원이 제외되도 상반기 회사 매출은 35조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완제품 판매 견조한 흐름...부품 수요 증가 '긍정적'
다른 전자 계열사들의 2분기 실적도 호조세다. 모바일과 가전 등 완제품 판매량이 여전히 견조한 흐름을 보이면서 부품 수요 증가에 따른 가격 상승으로 사업 환경이 긍정적이다.
LG디스플레이는 LCD 패널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대형 OLED 물량도 늘어나고 있어 실적치가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투자증권은 LG디스플레이의 2분기 실적 전망치가 매출 7조원과 영업이익 5816억원으로 영업이익 기준 컨센서스를 31%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1분기(매출 6조8828억원·영업이익 5230억원)에 이어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기도 2분기 영업이익이 3000억원을 넘기며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회사는 1분기 영업이익이 3315억원으로 전년동기와 전 분기 대비 각각 99%와 31% 증가하며 수익성이 회복세다.
주력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가 높은 가동률을 유지하고 가운데 반도체 인쇄회로기판(PCB) 가격 상승도 수익성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LG이노텍은 2분기 1300억원대의 영업이익이 점쳐지고 있다. 역대 1분기 중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전 분기(3468억원)보다는 다소 감소하지만 전년동기(429억원) 대비 3배 가까운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스마트폰의 트리플 카메라 확대로 광학솔루션 사업이 호조세를 이어가고 반도체용 기판 생산력 확대도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완제품과 부품 모두 수요과 가격 흐름이 좋아 2분기에도 긍정적 실적이 예상된다”며 “올 1분기 전반적으로 성적이 워낙 좋아서 2분기 수치가 격차가 클 것으로 예상됐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선방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