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잇따른 SSD 출시에 고성능 차세대 D램 기술 개발
SK, 데이터센터용 SSD 양산...인텔 낸드 인수 효과 기대
소비자용보다 높은 수익성에 향후 성장 잠재력도 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기업용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으로 인한 빅데이터 시대 도래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재택근무·온라인 교육 활성화로 향후 서버 수요 증가와 함께 관련 메모리 시장도 성장할 전망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기업용 메모리반도체 기술력 향상과 생산력 확대를 통한 경쟁력 강화 행보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일 ZNS(Zoned Namespace)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ZNS SSD'를 출시했다. 6세대 V낸드 기반으로 4테라바이트(TB)·2TB 용량의 2.5인치 제품으로 내놓았다.
이 제품은 데이터 성격에 따라 구역별로 분류해 저장하는 ZNS 기술을 적용, 용도와 사용 주기가 같은 데이터를 동일한 구역에 저장해 용량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제품 수명을 연장한 것이 특징이다.
◆ 제품 출시·양산에 기술개발, 인수합병(M&A)까지
앞서 지난 4월에는 최신 SAS(Serial Attached SCSI)-4 표준을 지원하는 초고속 엔터프라이즈 서버 전용 SSD 'PM1653'를 출시했다.
SAS는 서버나 대형 컴퓨터의 스토리지 장치에 쓰이는 고속 데이터 전송 인터페이스로 SAS-4는 SAS-3에 비해 약 2배 향상된 22.5초당기가비트(Gbps)의 속도를 지원한다. 이 제품은 6세대 V낸드가 처음으로 적용된 SAS-4 SSD로 800기가바이트(GB)부터 최대 30.72TB까지 고객 수요에 맞춰 다양한 용량으로 공급한다.
또 지난달에는 업계 최초로 차세대 인터페이스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ompute Express Link·CXL) 기반의 D램 메모리 기술을 개발했다
CXL 기반 D램 메모리 기술은 인공지능(AI)·머신러닝·빅데이터 등 데이터센터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대용량·고대역 D램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인텔의 플랫폼을 통해 이번 CXL 기반 D램 메모리 검증을 완료해 차세대 데이터센터가 요구하는 대용량 D램 솔루션의 기반 기술을 확보한 상태다.
SK하이닉스도 지난 4월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기업용 SSD ‘PE8110 E1.S’의 양산을 시작하는 등 경쟁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 2019년 6월 세계 최초로 개발한 128단 4D 낸드를 기반으로 개발된 PE8110 E1.S는 이전 세대 96단 낸드 기반 제품인 PE6110 대비 읽기 속도는 최대 88%, 쓰기 속도는 최대 83% 향상된 제품이다. 이는 4GB 용량의 풀HD(해상도 1920X1080)급 영화 한 편을 1초 만에 저장하는 수준이다.
회사는 128단 4D 낸드를 기반으로 기업용 SSD 제품 3종(SATA SE5110PCIe·Gen3 PE8111 E1.L·PE8110 M.2)를 내놓았는데 이번 양산으로 완전한 제품 라인업을 갖추게 돼 고객 대응력을 한층 높일수 있게 됐다.
앞서 지난해 10월 90억달러(약 10조2000억원) 투자를 단행한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도 엔터프라이즈용 SSD 등 기업용 메모리 경쟁력 강화에 기치를 든 상태다. 현재 주요 8개국에서 경쟁 당국의 반독점 심사가 진행 중으로 미국과 유럽에 이어 국내에서도 심사를 통과한 상태다.
◆ 기업용 서버 수요 증가, D램·낸드 장기 수요 견인하나
양사의 기업용 메모리 시장 정조준은 기업용 제품이 소비자용에 비해 수익성이 높은데다 향후 성장 잠재력도 크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글로벌 SSD시장 규모가 올해 361억달러(약 35조원·이하 전망치)에서 오는 2025년 463억달러(약 51조3000억원)로 연평균 7.6%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기업용 제품의 경우, 이보다 높은 연평균 8.7%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기업들의 서버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도 양사의 행보 강화를 설명해준다. 구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페이스북(이상 미국)·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이상 중국) 등 대형 IT기업들이 서비스 확대를 위해 서버 투자를 강화하는 추세다.
기업들의 서버 투자 강화는 서버 수요 확대로 이어지면서 메모리 수요도 동반 증가하는 구조다. 서버 출하량이 증가하면 스토리지인 기업용 SSD 판매도 함께 늘어나는데 이는 낸드 수요를 견인한다.
업계에서는 데이터센터 등 기업용 서버 수요가 지속되면서 향후 메모리 시장의 성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당장 하반기 기업용 SSD 수요 확대가 낸드 시장의 견조한 상승을 이끌 것으로 예상하면서 장기적으로 D램과 낸드 동반 성장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가 발표한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업용 SSD 계약가격은 전분기 대비 10~15% 오를 것으로 예상돼 기존 전망치 5~10%에 비해 상단과 하단이 각각 5%포인트씩 상향 조정됐다.
그동안 다소 기대에 못 미쳤던 서버용 D램도 수요가 늘면서 3분기 서버용 D램 평균판매가격(ASP)은 전 분기 대비 3~8%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언택트(비대면)가 일상화됐고 해소가 된 이후에도 이러한 경향이 지속되면서 기업용 시장이 지속 성장할 수 있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라며 “또 상대적으로 고성능 하이엔드급이 많은 기업용 제품을 통해 기술 경쟁력을 과시할 수 있다는 점도 기업들로서는 장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