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주류 자동판매기’ 샌드박스 승인 완료
신세계아이앤씨, 미성년자 주류 구입 방지·소상공인 보호 효과적
주류·편의점업계, 새로운 홍보 수단·수익창출 효과 기대
주류 자동판매기 사업화가 속도를 내면서 유통업계 표정도 밝아지고 있다. 주류를 판매 할 수 있는 창구가 대폭 늘어나면서다. 지난해 일반음식점 내 자동판매기를 통한 무인 주류판매가 허용된 데 이어 편의점·슈퍼마켓에도 설치할 수 있게 됐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산업융합 샌드박스 심의위원회’를 열고 주류 자동판매기 등 혁신사업 15건의 규제 샌드박스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주류 판매는 판매 면허가 있는 장소에서 대면으로 만 19세 이상 성인임을 확인 후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주류를 판매하고 구입할 수 있는 판로가 대폭 넓어졌다.
주류 자동판매기는 소비자가 안면인식으로 성인 인증을 완료하면 냉장고 문이 열리고, 자판기 내에서 물건을 집어 가져갈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전통주·소주·맥주·와인 등 주류는 물론 안주류, 음료류 등을 취급한다.
본인 인증은 이동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운영하는 본인인증 앱 '패스'의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이용한다.
유통업계는 이번을 계기로 관련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적극 뛰어들고 있다. 최근 신세계아이앤씨는 자사의 키오스크와 벤딩머신을 결합한 스파로스 스마트벤딩머신과 인공지능(AI) 기술 기반의 스파로스 스마트선반을 통해 비대면 주류 판매 시장을 확대에 힘쓰고 있다.
신세계아이앤씨는 이번 샌드박스 승인으로 전국 50개점에 설치하고 추후 더욱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신세계아이앤씨 관계자는 “신분증 도용 등이 우려되는 대면 주류 판매보다 더욱 안전하고 정확한 기술로 미성년자의 주류 구매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동시에 일손이 부족한 소상공인의 부담을 줄이고, 비대면 주류 판매를 통한 매출 증대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류업계는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주류를 홍보하고 판매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렸다는 해석에서다. 다만, 시장 진입 초기 단계인 만큼 다양한 이점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기존의 유흥 가정 시장과는 조금 다른 판매채널이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홍보창구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아직 이점이나 단점을 논하기에는 너무 이른 시기인 것 같다. 어느정도 자동 판매기의 접근성이 확보되고 보편화 돼야 시장반응이나 성장가능성을 볼 수 있을 듯 하다”고 설명했다.
편의점 업계도 다양한 이점에 대는 기대하는 분위기다. 갈수록 심야운영을 포기하는 점포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점주들의 심야 운영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새로운 수익을 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통상 주류의 경우 저녁부터 심야시간대까지 구매 비중이 높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현재 주류 자동판매기가 도입된 매장은 없지만,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적극 검토해볼 필요성은 느끼고 있다”며 “자동 주류판매기가 보편화 되면 아무래도 추가수익 측면에서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건은 설치 비용부담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주류 자동판매기는 국민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술에 대한 소비를 진작시킬수 있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주류 자동판매기의 경우 주류 판매가 허가된 곳에서만 설치할수 있게 돼 있기 때문에, 주류를 파는 곳이 더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며 “이제는 비대면 소비 트렌드가 하나의 문화로 정착된 상황에서 업계뿐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다양한 이점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