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정보당국에 90일내 재보고 요청…중국, 관련자료 제공해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기원과 관련해 추가 조사를 지시했다. 또 중국에 대해 국제조사에 참여하고 자료 제공에 협조할 것을 촉구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분명한 결론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도록 노력을 배가해 90일 이내에 다시 보고할 것을 정보당국에 요청하며 이 같이 밝혔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정보당국에 코로나19가 감염된 동물에서 유래했는지, 실험실 사고로 발생했는지 등 기원을 분석하라고 지시했으며 이달 초 보고를 받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가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이 낮다는 보고서를 내놨지만,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이 우한연구소가 유출지일 수 있다는 의혹을 보도하면서 발원지 논란이 재가열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보 당국이 분명한 결론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2곳은 동물에서, 1곳은 실험실에서 유래했다는 쪽에 기울어 있지만 이들 역시 낮거나 중간 정도의 확신이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 정보기관의 대다수는 어느 쪽이 더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하기에 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미국에선 코로나19 기원을 둘러싼 상반된 주장이 나오며 의견이 모이지 못한 상태다.
WHO가 박쥐에서 사람으로 전염됐을 가능성에 힘을 싣는 조사 결과를 내놓고 미 주류 언론도 도널드 트럼프 전임 행정부 인사들이 종종 언급한 실험실 기원설에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우한연구소 발원은 크게 힘을 얻지 못한 형국이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 23일 비공개 정부 보고서를 인용해 우한연구소 연구원 3명이 첫 발병보고 직전인 2019년 11월 병원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아팠다고 보도해 실험실 기원설을 재점화했다.
하원 정보위의 공화당 소속 의원들은 이달초 발간한 보고서에서 우한연구소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됐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 연구소가 생물무기 연구에 연루됐을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이미 과학적인 조사를 모두 마쳤다며 미국도 자국처럼 투명하고 과학적인 조사를 받으라고 맞불을 놨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자 "전문가들은 중국 실험실에서 코로나19가 시작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이것이 바로 과학적인 결론"이라며 "미국 일부 인사들이 감염병 상황을 중국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과학을존중하지 않고 인민의 생명에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도 중국처럼 과학적인 태도로 WHO와 협력해 코로나19 조사를 받아야 한다"며 "미국은 전면적이고 투명하며 증거에 기초한 조사를 통해 국제사회의 관심에 응답하고 인류가 하루빨리 감염병 상황을 이겨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주재 중국 대사관도 대변인 명의의 담화를 통해 실험실 유출 주장을 '낡은 음모론'이라고 비난한 뒤 "코로나19 초기 환자에 대해 전면적인 검사를 하고, 세계 각지에 산재한 비밀스러운 기지·생물실험실 등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