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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생명, '현금·채권' 확보 속도…외형 확대 페달


입력 2021.05.28 06:00 수정 2021.05.27 11:19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내달 후순위채 1000억 발행…2013년 이후 8년만

현금성자산 1년 새 1560억↑…영업비용 완충 역할

"자본금 확대로 IFRS17, 통합 재무부담 선제 대응"

KB생명이 현금성자산과 후순위채를 통해 자본확충을 서두르면서 IFRS17과 영업비용 확대로 인한 재무부담에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소재 KB생명 본사 전경. ⓒKB생명보험

KB생명보험이 현금을 대거 늘린데 이어 채권까지 발행하면서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오는 2023년 도입 예정인 새 국제회계제도(IFRS17)로 인해 제기되고 있는 재무적 부담을 사전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올해 푸르덴셜 생명과의 통합에 앞서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확보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생명은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1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KB생명이 대규모 자금을 확충한 건 지난 2013년 모회사인 KB금융지주가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이후 8년 만이다.


KB생명이 오랜만에 곳간을 채우는 이유는 2023년 도입될 예정인 IFRS17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IFRS17이 시행되면 회계기준에 따라 최소 180~190%에 달하는 지급여력(RBC)비율을 확보해야 한다.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한 RBC 비율을 높이려면 자본을 늘려야 한다. KB생명은 지난해 말 188.43%의 RBC 비율을 기록했다. 국내 생보사 RBC 평균치인 297.3%를 하회하는 수치다.


새로 바뀔 회계제도를 대비하기 위한 KB생명의 자본 확충 움직임은 올 초부터 시작됐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 2월 말까지 KB생명은 4461억2600만원 규모의 현금성자산(현금·예치금)을 쌓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2899억300만원 대비 53.9%(1562억2300만원) 늘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삼성생명(1조5103억원→1조3349억원), 교보생명(1조5180억원→1조412억원), 신한생명(1조1732억원→6384억원) 등 대형사들이 현금성자산을 축소한 것과 대비되는 움직임이다.


ⓒ데일리안

이처럼 KB생명이 현금과 채권 등 투트랙 전략으로 자본 확충에 나서는 이유는 사업 확장에 따른 비용 증가를 고려한 측면도 반영됐다. KB생명은 지난해부터 보험법인대리점(GA)에 우호적인 정책을 펼치며 영업을 대폭 확대했다. 실제로 KB생명은 올 1분기 64억4300만원 규모의 GA채널 매출액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늘어난 수치며, 생보업계 전체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다.


하지만 GA채널을 중심으로 보장성보험을 대거 판매하면서 신계약비 부담과 사업비차손실 등 비용도 동반 상승했다. KB생명은 지난해 KB금융지주에 인수된 푸르덴셜생명에 부족한 보장성 보험 실적을 높이라는 특명을 떠안았다. 이에 보장성 비중을 늘리면서 발생한 추가 비용에 대한 완충제를 확보하기 위해 KB생명은 현금성 자산을 늘린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증시가 좋아서 생보사 대부분이 현금성자산을 줄이고 주식 비중을 늘리는데 치중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상승장에서도 현금성자산 비중을 확대했다는 건 유동성자산을 확보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인 만큼 KB생명이 IFRS17과 푸르덴션생명과의 통합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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