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국내설비투자 및 해외직접투자 비교
한국 제조업 설비투자 중 반도체 의존도 심화
한국 기업들이 국내 투자보다는 해외 투자를 더 선호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최근 10년 간 한국과 중국, 일본의 국내 설비투자와 해외직접투자 동향을 비교·분석한 결과 한국이 국내 설비투자 증가율은 가장 낮고, 해외직접투자 증가율은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국내 설비투자 연평균 증가율은 한국 2.5%, 중국 4.3%, 일본 3.9%로 한국의 설비투자 증가율이 가장 저조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해외직접투자 연평균 증가율은 한국 7.1%, 중국 6.6%, 일본 5.2%로 한국이 가장 높았다.
전경련은 지난 10년 동안 한국의 설비투자 증가율이 중국,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것에 대해 반도체 외 신성장동력에 대한 투자가 저조한 것과 관련이 깊다고 봤다.
실제 지난 2018년부터 미-중 패권전쟁으로 촉발된 글로벌 무역분쟁에 따른 국내외 경기 악화, 일부 산업 구조조정 지연에 따른 비효율성 지속 영향으로 민간부문 투자의 경제성장 기여도는 2018년 –0.8%p, 2019년 –1.4%p로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에는 반도체 투자회복으로 전체 설비투자가 증가하면서 전체 성장률이 마이너스(-1.0%)를 시현한 가운데도 민간부문 투자 경제성장 기여도는 플러스(0.6%p)를 기록했다.
전경련은 전체 산업 설비투자의 약 24%를 점유하는 반도체를 제외한 설비투자는 자동차․철강․조선 등 전통 제조업의 투자 감소로 2017년부터 전반적으로 역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제조업 설비투자 중 반도체의 비중은 11년 23.4%에서 20년 45.3%로 21.9%p 상승했다. 지난해 일본의 제조업 설비투자 1위 업종인 수송용기계의 비중이 제조업 설비투자의 약 21%를 차지하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의 설비투자 구조는 반도체에 지나치게 편중돼 매우 취약하다는 설명이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한국경제연구원의 4월초 조사에 따르면 올해 국내 500대 기업 중 58.0%는 코로나 재확산 등 경제 불확실성으로 국내 투자계획은 없거나 축소할 계획인 반면 해외투자는 늘릴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들이 국내에는 인․허가 및 환경 규제, 노동코스트 증가 등으로 투자를 늘리기 어려운 면이 존재한다”며 “정부와 국회는 기업의 신성장분야 투자를 가로막고 있는 인․허가 규제, 환경규제, 영업활동 제한 등 관련규제의 조속한 개선을 통해 기업의 국내투자 활성화를 유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