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트코인’ 열풍에 거래량 확대…시황 나빠도 폭풍성장
전문가 ‘고수수료’ 공감…“규제보다는 시장에 맡겨야”
최근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국가들의 규제 움직임으로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거래소들은 오히려 늘어난 거래량을 바탕으로 역대급 실적을 내고 있다. 높은 수수료를 바탕으로 시황에 상관없이 배를 불리고 있는 셈이다.
가뜩이나 거래소 본연의 기능인 ‘불량 가상화폐’ 검증 능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꾸준히 받고 있눈 만큼 이들을 보는 시선은 곱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4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을 운영하는 빗썸코리아는 올해 1분기(1∼3월)에 1년 전보다 900% 가까이 급증한 2225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역시 1분기에 42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연간 영업이익도 1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거래소들의 이같은 호실적은 최근 늘어난 가상화폐 거래량에 기반하고 있다. 비트코인 외에는 거래가 활발하지 않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이더리움을 비롯한 알트코인이 주목받으며 거래량이 급격히 확대된 것이다. 알트코인은 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화폐를 뜻한다.
전체 암호화폐의 시총은 2조2100억 달러다. 이 중 비트코인의 시총은 1조 달러에 머물고 있다. 비트코인이 전체 시총에서 50%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18년 이래 처음이다.
즉 알트코인의 활성화로 전반적인 가상화폐 시황이 좋지 못함에도 거래소들이 쏠쏠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거래금액의 0.04∼0.25%를 수수료로 받는다.
실제 가상화폐 거래 분석사이트 크립토컴페어에 따르면 전 세계 주요 거래소들의 지난달 가상화폐 거래대금은 3조8380억달러(약 4338조9000억원)로 전달(2조9930달러) 대비 28.2% 증했다.
빗썸과 업비트만 보더라도 24일 오후 3시 기준 24시간 거래량은 각각 2조8773억원, 16조3106억원으로 전날 대비 67.43%, 16.98% 증가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수수료가 과도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거래소의 수수료가 높다는 점에 대해선 대체적으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다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규제와 같은 급진적인 방법 보다는 시장의 자정작용에 맡기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김형중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현재 가상화폐 거래소들의 수수료가 주식보다 높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증권사들의 수수료가 초기에는 높았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며 낮아진 것처럼 가상화폐 역시 시간을 두고 지켜보면 정상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상화폐 시장의 역사는 10년 남짓 밖에 되질 않았다”며 “주식시장이 잡기까지 400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던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재무부는 20일(현지시간) 1만 달러(약 1130만 원) 이상의 가상화폐 거래는 국세청(IRS)에 반드시 신고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규제안을 발표했다. 최대 거래국인 중국도 가상화폐 거래 금지는 물론 채굴장 단속에 나선 상황이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의 가격 역시 23일(미국 서부 현지시간) 오전 10시 30분 기준3만2677달러로 전날 대비 14% 하락했다. 약 한달 전 코인당 6만4000달러에 육박했던 점을 감안하면 반토만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