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구 수 50개 넘어가는 시점에서 체력 저하
매 이닝 타자들 상대로 전력 투구 불가피
텍사스 양현종이 다시 한 번 투구수 50개의 고비를 넘지 못했다.
양현종은 20일(한국시간)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1이닝 3피안타 4볼넷 2탈삼진 2실점으로 부진했다.
5회 강판 당시 팀이 0-2로 뒤지고 있었기 때문에 기대했던 양현종의 메이저리그 첫 승 기회는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투구수 50개를 넘어가는 시점에서 또 한 번 한계에 부딪힌 모습이었다.
양현종은 경기 초반 투구 수 조절을 해나가면서 이닝을 적립해갔다. 1회와 2회 선두 타자의 출루를 막지 못했으나 체인지업의 예리한 각을 이용해 병살타를 유도, 스스로 위기에서 벗어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투구수가 늘어나면서 제구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고 50개가 넘어가자 스트라이크 존을 크게 벗어나는 공들이 많아졌다.
결국 6회 고비를 넘어서지 못했다. 이미 5회까지 투구수 53개를 기록했던 양현종은 6회 첫 타자 카일 히가시오카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후속 타자 타일러 웨이드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허용했다.
히가시오카를 상대로 던졌던 4~6구의 체인지업은 제구가 전혀 되지 않는 모습이었고, 이로 인해 웨이드를 맞아 직구를 고집하게 됐는데 구위가 떨어진 공은 상대에 좋은 먹잇감이 되고 말았다.
위기는 계속됐다. DJ 러메이휴는 예리함을 잃은 양현종의 체인지업을 걷어 올려 1타점 희생플라이를 만들어냈고, 루크 보이트 역시 체인지업을 지켜보며 볼넷을 골라나갔다.
시즌 5번째 등판을 치른 양현종은 투구수 50개가 넘어갈 때마다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 특히 첫 선발 경기였던 지난 6일 미네소타전에서도 3회까지 뛰어난 구위를 선보였으나 4회 들어 급격이 제구가 되지 않으며 힘이 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양현종은 텍사스와 스플릿 계약을 맺은 뒤 뚜렷하지 않은 보직으로 인해 만족스러운 컨디션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KBO리그 시절과 달리 매 이닝, 매 타자에게 전력으로 승부하다 보니 완급 조절 또한 언감생심이며 타순이 2바퀴를 도는 시점에 구위 하락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적지 않은 나이와 낯선 환경, 그리고 여유를 보일 수 없는 매 경기 전력 투구 등 많은 어려움과 마주하고 있는 양현종이다. 하지만 불안한 입지에서 이 정도 긴 이닝을 소화해주는 것만으로도 제 역할을 다한다고도 볼 수 있다. 꿈을 향해 달려온 양현종에게 격려의 박수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