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수주 후 매출 인식까지 1~2년 소요
올초 ‘수주 대박’…내년부터 영업실적 회복세
국내 조선 3사가 올해 초부터 '수주 잭팟'을 터트렸지만 1분기 영업이익은 상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영업손실을 봤고, 한국조선해양은 흑자였으나 수익성은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수주 후 통상 1~2년이 지난 시점부터 매출로 인식되는 조선업 특성에 따른 것으로, 작년 수주 부진이 올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조선사들은 올해 수주 성적이 좋은 만큼 내년부터는 실적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5746억원, 영업손실 506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3.8% 줄고 적자 폭은 커졌다. 대우조선도 같은 기간 매출 1조1017억원, 영업손실 2129억원을 내며 매출은 43.7% 줄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한국조선해양은 흑자를 유지했으나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수익성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 1분기 매출은 3조6815억원, 영업이익은 6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7%, 44.5% 감소했다.
이는 수주 후 매출로 인식되기까지 2년 가량 걸리는 조선업의 특성 때문이다. 통상 조선사는 발주처가 지급하는 도급비를 공사 진행률에 따라 1~2년 동안 나눠 회계에 반영한다. 즉 1~2년 전 수주 성적이 올해 실적에 반영된 것이다.
앞서 조선 3사는 1분기에만 한 해 수주 목표치의 40%를 채우며 ‘수주 풍년’을 맞은 바 있다.
조선 3사 1분기 수주 실적 합계는 124억달러(한화 약 14조516억원)로 연간 목표치 합산액 317억달러(한화 약35조8368억)의 39.1%를 차지한다.
3사 연간 수주 목표액은 한국조선해양 149억달러, 삼성중공업 91억달러, 대우조선 77억달러다. 1분기 달성액은 각각 55억달러(37%), 51억달러(56%), 18억달러(23%)다.
올 1분기 수주 실적 역시 매출과 영업이익에 바로 반영되지 않는다. 증권가에서는 이들 업체 실적이 내년부터 본격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내년 한국조선해양 예상 매출은 16조4461억원, 영업이익은 4639억원이다. 대우조선은 매출 6조6666억원, 영업이익 117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중공업은 적자폭이 큰 만큼 2023년부터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됐다. 2023년 예상 매출은 6조8859억원, 영업이익은 1298억원이다.
한 조선사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5~6년가량 조선사들의 수주 부진이 이어졌기 때문에 올 1분기 실적은 이미 예상됐던 것”이라며 “올해가 조선사들의 보릿고개로,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수주 랠리 성과는 내년부터 매출과 영업이익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