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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정상화 첫 단추…매각 순항할까


입력 2021.05.17 14:22 수정 2021.05.17 14:22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17일 매각 공고…조건부 인수자와 계약 체결

다음달 14일 본 입찰…AOC 재발급 병행 준비

운수권 등 무형자산 강점…업황은 “두고 봐야”

이스타항공 항공기.ⓒ이스타항공

이스타항공이 공개 매각에 돌입하면서 정상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업계에서는 조건부 인수자와 계약을 체결한 상황에서 매각 공고를 낸 만큼 수월하게 진행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계약 직전까지 갔던 제주항공이 끝내 인수를 포기했던 점과 아직까지 나아지지 않은 업황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 매각주간사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은 원매자들을 대상으로 31일까지 인수의향서(LOI)를 받는다. 예비실사 후 다음달 14일 본입찰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오는 20일로 예정됐던 회생계획안 제출 기안도 6월 말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매각은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이뤄진다. 스토킹 호스는 우선 매수권자(예비 인수자)를 선정해 놓고 별도로 공개 경쟁입찰을 진행하고 입찰 무산 시 예비 인수자에게 매수권을 주는 방식이다.


다른 예비 인수자가 우선 매수권자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 인수자를 변경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지난 14일 국내 한 중견기업과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법원으로부터 승인 허가를 받은 바 있다. 구체적인 인수 업체명과 가격은 비공개로 알려지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부채등을 고려했을 때 이스타항공 매각가로 1000억원 안팎을 예상하고 있다.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 사무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이스타항공은 매각 공고와 더불어 국토교통부 항공운항증명(AOC) 재발급 등의 운항 준비에도 들어갈 계획이다. AOC 발급에 3주에서 6주가량 소요되는 만큼 이스타항공이 연내 국내선 항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3월 모든 노선 운항을 중단했고 같은 해 5월 AOC 효력이 일시 정지된 바 있다.


정재섭 이스타항공 공동관리인은 “속단하기 어렵지만 연내 운항 재개를 희망하고 있다”며 “매각 절차를 진행해 나가면서 AOC 발급 준비도 함께 병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스타항공이 운수권과 브랜드 등 다수의 무형자산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각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이스타항공은 운수권, 브랜드 노하우가 축적돼 있어 인수자가 활용할 여지가 높다”며 “회생이 되고 또 다른 인수합병(M&A)를 진행해야만 산업의 안정화와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동안 확보했던 노선과 브랜드, 고용 등을 고려했을 때 어떻게든 매각이 성공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신규 저비용항공사(LCC)의 진입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국제선 중단 등 좋지 않은 업황을 고려했을 때 당장의 경쟁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제 LCC들은 전체 매출 중 국제선 여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70~80%에 육박해 코로나19 팬데믹이 지속되는 현 상황에선 국내선 여객 수요 확대로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국제선 여객 수요가 2024년은 돼야 2019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허 교수는 “업황이 좋지 않고 신생 LCC에 대한 투자가 들어가고 있는 만큼 이스타항공에게 주어진 여건은 좋지 않다”며 “하반기 들어 조금씩 나아지겠지만 획기적인 회복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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