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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고용 회복세라더니…'도소매·제조업·3040' 알짜지표 일제히 꺾였다


입력 2021.05.12 16:23 수정 2021.05.13 07:23        유준상 기자 (lostem_bass@daum.net)

노인 일자리로 쥐어짠 고용 개선 평가

'경제허리' 3040 취업자 여전한 감소세

'주요취업층' 2030 청년만 실업률 증가

"고용 상황 호전됐다고 말할 수는 없어"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서울시 방역 강화 긴급점검 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끝내고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정부가 매달 '고용지표'를 발표할 때마다 회복세를 타고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이번 4월 지표는 어조가 더욱 분명해졌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2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녹실회의를 열어 통계청발(發) 4월 고용동향 관련 "코로나19 이후 최근 2개월 연속 취업자 수가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고용시장 회복세가 뚜렷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4월 고용동향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고용실적을 가늠할 주요지표는 여전히 악화기로인 것으로 확인됐다. 취업자 수는 임시직과 공공근로만 가파르게 늘었으며 제조업, 도·소매업 등 알짜 직군은 지난달보다 되레 악화됐다. 청년 실업은 급증했다. 한마디로 고용의 질은 더 나빠진 것이다. 정부가 "회복세가 뚜렷하다"고 판단하는 건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지적이다.


'경제중추' 제조업 취업자 전달보다 줄어
민생경제 직결된 도소매업 취업자도 감소
'경제허리' 3040 취업자 여전한 감소세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고용률은 전년 동월보다 1.0%p 상승했다. 취업자도 2721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65만2000명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 기저효과 때문이다. 코로나가 창궐한 2020년 4월에 취업자가 전년 동월보다 62만2000명 감소했던 바 있다.


고용동향을 면밀히 살펴본 결과 우리 경제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는 주요 지표는 되레 악화일로를 걷고 있었다. 먼저 한국 경제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제조업 취업자 수는 438만명으로, 지난달 441만명보다 오히려 줄어들었다. 코로나 여파로 제조업 취업자가 계속 줄면서 한국 성장 엔진이 하부에서부터 얼어붙고 있다는 지적에도 현상유지는커녕 더 경색됐다.


민생경제와 직결된 도·소매업 취업자도 전년 동기보다 무려 18명2000명(5.2%)이 줄었다. 이는 3월 지표(-4.8%)보다도 악화된 것이다. 그밖에 협회및단체・수리및기타개인서비스업(-3만명, -2.6%), 예술・스포츠및여가관련서비스업(-1만1000명, -2.2%) 등에서도 취업자가 감소했다.


정부 공공일자리 예산 퍼붓기로 단기알바 일자리가 증가한 60대이상 취업자는 증가했음에도 '경제허리' 30대, 40대 취업자는 여전히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흐름이다. 연령별 취업자 수는 60세이상이 46만9000명, 20대가 13만2000명, 50대가 11만3000명 각각 증가한데 비해 30대는 9만8000명, 40대는 1만2000명 각각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기재부는 이에 대해 "30, 40대 고용 감소는 인구 감소에 따른 자연적 취업자 감소보다 작아 인구요인 고려시 고용상황은 개선된 것이라고 봐야 한다"며 "취업자 감소에도 불구하고 고용률은 상승으로 전환했다"고 반박했다.


60대이상 취업자가 가파르게 늘어난 건 정부가 세금으로 만든 단기·공공 일자리가 늘어난 효과다. 공공일자리 비중이 높은 보건업및사회복지서비스업(9.9%)이 업종 중에 가장 높은 취업자 증가를 기록한 점은 주장을 뒷받침해준다.


임시·일용직이 가파르게 늘어난 것도 마찬가지다. 임시·일용근로자는 전년 동기보다 41만7000명 증가하며 상용근로자(31만1000명)를 압도했다.


연령계층별 실업자 및 실업률(단위: 천명, %p, 전년동월대비). ⓒ통계청
실업률 유일하게 늘어난 억울한 '2030' 청년


실업률도 감소했지만 주요 취업 계층인 20대와 30대는 오히려 늘어났다.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전체 실업률은 전년 동월보다 0.2%p 하락했다. 50대(-0.9%p), 60세이상(-0.5%p) 실업률도 줄어들었다. 이에 비해 20대(0.9%p), 30대(0.1%p)는 보란 듯이 실업률이 상승했다.


한 경제 전문가는 "2030세대 실업률을 보면 혼인 감소에 대한 답이 나온다"며 "실업난과 구직난에 시달리는 청년들이 급증한데다 집값도 상승하고 있어 결혼할 여건이 점차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역대 최저 혼인율은 사실상 정부가 자처한 것이라 봐야한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혼인·이혼통계를 보면 인구 1000명당 혼인건수를 나타내는 조혼인율이 4.2건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문재인 정부의 고용정책 실패로 청년층 실업률이 증가하면서 결혼을 위한 경제적 부담이 여전히 청년들을 짓누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4월 통계에서 근속 기간이 짧은 임시·일용직 일자리가 늘어나고 경제 허리인 30·40대 취업자가 줄어드는 등 고용의 질이 나빠졌는데도 불구하고 정부는 긍정적인 부분에만 주목했다"며 "전체 취업률은 반등을 이루긴 했지만 기저효과가 큰 만큼 고용 상황이 호전됐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유준상 기자 (lostem_bas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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