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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력 유지하고 시너지는 최대로’…신세계식 M&A 전략 이번에도 통할까


입력 2021.05.13 07:00 수정 2021.05.12 20:10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SSG닷컴, W컨셉과 플랫폼 합치지 않고 별도로 운영

이마트24-SSG랜더스, 맥주 상표 출원…유통 넘어 이종 결합 실험

기오프라인 유통채널 경험에 온라인 역량, 효과 극대화 나서

ⓒSSG닷컴

신세계는 올 들어 유통업계 주요 이슈에 모두 이름을 올리며 숨가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간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주력 사업으로 몸집을 키웠지만, 온라인 쇼핑 비중이 급속도로 확대되면서 온라인으로의 체질 전환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SSG닷컴을 앞세워 패션 플랫폼인 W컨셉을 인수한 데 이어 이베이코리아와 요기요 인수전까지 참여하면서 온라인 플랫폼 사업 확대에 그룹 역량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신세계그룹의 통합 온라인몰인 SSG닷컴은 2018년 이마트의 온라인 쇼핑몰 사업부문이 물적분할 방식으로 분리돼 설립됐다. 이듬해 2월 신세계몰을 흡수합병하면서 사명이 현재의 SSG닷컴으로 변경됐다.


맞수인 롯데그룹의 롯데온이 롯데쇼핑 내 이커머스 사업부로 시작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번 W컨셉 인수 과정에서도 이런 움직임은 그대로 이어졌다. 합병해 몸집을 불리는 대신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기존 인력도 전원 고용 승계해 W컨셉 고유의 경쟁력을 그대로 유지하도록 했다. 여기에 SSG닷컴 역량이 필요한 영역은 더하고, 모자란 부분은 함께 구축해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그룹이 보유한 백화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을 더해 판로를 확대하는 동시에 SSG닷컴 촬영 전용 스튜디오를 활용해 상품 소개 이미지 퀄리티를 높이고, 이마트 라이브방송 전용 스튜디오에서 ‘쓱라이브’ 상품 판매도 진행하는 등 온‧오프라인 역량을 모두 공유할 수 있다.


이종 간 결합도 빠르게 추진 중이다. 이마트24는 이마트가 올해 인수한 야구단 SSG랜더스와 색다른 맥주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마트24가 최근 상표권을 등록한 ‘최신맥주’를 통해 수제맥주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최신맥주’는 SSG랜더스의 핵심 타선인 ‘최’정, 추‘신’수, 제이미 로‘맥’, 최‘주’환을 한 글자씩 따서 만든 단어라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앞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SSG랜더스 인수 당시 야구단과 유통사업 간 시너지 확대를 강조한 바 있다.


실제로 이마트는 작년 하반기부터 온‧오프라인 시너지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말 정기 인사에서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가 SSG닷컴 대표이사도 겸직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이베이코리아와 요기요 인수전에서도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각각 5조원, 2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몸값으로 인해 동시에 인수 작업을 진행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지만 양사 모두 신세계로서는 필요한 부분이 있는 만큼 인수 성공 시 시너지 확대 방안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성공할 경우 이마트의 신선식품 경쟁력과 신세계인터내셔날, W컨셉 등 주요 계열사의 패션, 뷰티 역량을 통해 상품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다. SSG닷컴에 비해 조직이 크다 보니 흡수합병 보다는 W컨셉처럼 기존 조직을 유지하는 형태로 둘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요기요의 경우 SSG닷컴이 보유한 자체 물류망에 요기요의 배달 플랫폼을 더해 시너지를 노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마트는 작년 2월 물류스타트업 메쉬코리아의 예비입찰에도 참여한 바 있다. 본입찰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라스트마일 서비스에 대한 관심은 증명된 셈이다.


다만 요기요와 이베이코리아를 놓고 봤을 때 상대적으로 요기요의 인수 의지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이 이달 말쯤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요기요 본입찰은 빨라도 내달 초쯤으로 전망된다. 시기적으로도 이베이코리아가 앞서고 신세계가 필요로 하는 시너지 부분에서도 이베이코리아의 중요도가 높다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진행된 유통가 주요 인수전에는 신세계 이름이 빠지지 않는다”면서 “대부분 기존 사업과 얼마나 시너지를 낼 수 있느냐를 가장 핵심적인 가치로 보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보통 인수에 성공하면 피인수 기업의 조직을 줄여 흡수하는 경우가 많은데 신세계는 그대로 두고 기존 사업과 연결하는데 공을 들이는 분위기”라며 “이런 움직임은 최근 신세계가 강조하고 있는 온‧오프라인 시너지 확대 전략과도 맞닿아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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