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집약체 갤럭시Z폴드, 1600만 화소 UDC ‘풀 스크린’ 전망
애플, ‘페이스 ID→터치 ID’로 바꾸지 않는 한 노치 포기 어려워
스마트폰 디스플레이가 또 한 번의 혁신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애플의 차이가 주목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 출시하는 차기 폴더블(접는·Foldabe) 스마트폰은 디스플레이에서 카메라 구멍이 사라질 전망이다. 현재도 존재감이 작은 펀치홀마저 사라지게 되면 눈에 거슬리는 부분 없이 디스플레이 전체가 온전한 가시 공간으로 확보된다.
반면 애플의 차기 아이폰은 여전히 노치가 꽤 큰 면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이 잠금 해제 방식을 바꾸거나 기존 ‘페이스 아이디(ID)’ 기술을 대체할 방법을 찾지 않는 이상 노치를 유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3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오는 8월 출시하는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3’ 메인 디스플레이에는 1600만 화소 ‘언더디스플레이카메라(UDC)’가 탑재된다.
UDC는 이미 중국 샤오미와 ZTE 등이 초기 제품을 선보인 바 있으나 기대보다 성능이 떨어져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다. ZTE가 세계 최초로 UDC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폰 ‘ZTE 액손 20 5G’를 출시했지만 화질 저하와 빛 번짐 등 성능이 기대에 크게 못 미쳐 혹평을 받았다.
UDC를 적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스마트폰 전면부에서 더 큰 가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지금까지는 기술적으로 전면에 카메라를 넣기 위해 디스플레이 사용 면적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위아래로 두껍게 자리 잡고 있던 베젤(테두리)은 노치로 진화했고 노치도 점차 작아져 현재는 디스플레이에 구멍을 뚫는 펀치홀 형태까지 발전했다.
UDC가 가능해지려면 평소에는 스마트폰 화면처럼 픽셀이 구동되다가 카메라 작동 시 빛이 투명하게 투과하도록 설정해야 한다.
그러려면 유리에 전류가 흐르는 금속 배선을 가해야 한다. 빛이 투과될 때 빛 간섭이나 화질 저하 등의 문제를 완벽히 해결하기 어렵다는 기술적 허들(장애물)이 있었다.
수년간 삼성전자 차기 플래그십 제품에 UDC가 적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으나 실제 적용이 미뤄졌던 이유다.
카메라 사용을 위해서는 화면으로 투과되는 빛의 양이 많아야 한다. 중간에 장애물이 있으면 일반 카메라처럼 충분한 빛을 확보하기 어려워 야간이나 실내에서 화질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이러한 기술적 한계를 극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폴더블폰은 최신 기술의 집약체로 꼽힌다. 다른 제조사들이 삼성전자에 이어 폴더블폰을 출시했거나 개발 중이나 사실상 진정한 의미의 상용화에 성공한 것은 ‘갤럭시Z폴드’와 ‘갤럭시Z플립’ 시리즈뿐으로 평가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올해 UDC 구현에 성공하면 폴더블폰에 이어 또 한 번 진일보한 기술력으로 경쟁사 기선제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반대로 애플 차기 스마트폰의 UDC 적용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외신 등을 통해 유출된 부품 사진과 예상 렌더링을 보면 올해 출시될 ‘아이폰13’(가칭)은 전작인 ‘아이폰12’보다 노치 크기가 줄어들긴 하지만 여전히 디스플레이 상단 중앙에 존재하고 있다.
노치는 전면 카메라와 각종 센서를 넣기 위해 화면을 움푹 판 모양이다. 이곳에는 애플의 잠금 해제 방식인 ‘페이스 아이디(ID)’를 작동시키기 위한 도트 프로젝터가 들어가 있다. 도트 프로젝터는 3만여개의 점을 얼굴에 투사해 패턴을 학습하고 뉴럴 엔진으로 분석하며 적외선 카메라로 이를 인식한다.
전면 카메라를 비롯, 스피커·마이크·근접센서 등도 노치에 들어간다. 다른 제조사가 스마트폰 전면 디스플레이에 카메라 구멍만 남겨 화면 몰입감을 극대화하는 사이 애플은 이를 포기한 채 노치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애플이 지난해 출시한 태블릿 ‘아이패드 에어’는 디스플레이에 베젤이 없는 풀화면 디자인을 구현하고 터치 ID 센서를 상단 전원 버튼에 통합했다.
차기 아이폰이 페이스 ID를 버리고 전원 버튼에 터치 ID를 적용하지 않는 이상 보안을 극도로 중시하는 애플 스마트폰에서 노치가 사라지긴 어려울 전망이라는게 업계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