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 기업평가 중요 지표로 떠올라…"이해관계자 신뢰 중시"
올해 업황 호조를 타고 기업공개(IPO)에 나서는 조선·해운사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ESG 경영이 기업평가의 중요 지표로 떠오르자 관련 조직을 신설하고, 지속 성장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포부를 내세웠다.
12일 조선·해운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SM그룹 해운부문 계열사 SM상선은 연내 IPO에 나선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6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주권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SM상선은 연초 NH투자증권과 상장 주관사 계약을 체결, 연내 상장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 업체가 IPO에 나서는 것은 업황 호조로 기업가치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막혔던 물동량이 뚫리며 해상 운임비가 상승했고, 전세계 선박 발주량이 늘어나며 조선해운 업황은 급격한 회복기에 접어들었다.
우선 해상 운임 지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SCFI는 지난 7일 3095.16을 기록, 2주 연속 3000선을 넘었다. 2005년 집계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4월30일(3100.74)과 비교하면 5.48포인트 가량 하락했지만, 여전히 고운임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해운 호황으로 신조 계약이 증가하며 조선업계도 살아나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1~4월 글로벌 누계 발주량은 1543만CGT로 전년 동기 대비 172% 증가했다. 2016년 최악의 불황 시기와 비교했을 때 3배에 달하는 규모다. 4월 신조선가지수는 134포인트로 2015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초호황기 진입에 이들 두 기업의 몸값은 치솟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5~6조원으로 추정됐던 현대중공업의 기업가치를 6~7조원으로 올려 잡았다. SM상선은 기존 1조원으로 예측됐던 기업가치를 2조5000억원으로 자체 추산했다.
이들 업체는 증시 입성을 서두르면서도 ESG 경영은 체계적으로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ESG 경영이 기업평가의 중요 지표로 꼽히며 비재무적 분야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4월 상장사 3개사(현대미포조선‧현대건설기계‧현대일렉트릭)와 비상장 2개사(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 등 그룹 내 5개사에 ESG위원회를 설치했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온실가스를 줄이는 친환경 선박 개발에 5년간 1조원 투자하기로 지난 1월 결정한 바 있다. 암모니아를 연료로 하는 저탄소 선박과 수소 운반선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SM상선은 10일 연내 IPO 계획을 밝히며 ESG경영 정착을 위한 투자계획을 알렸다. 환경, 노동, 인권, 윤리, 사회공헌 등에 지속적인 투자를 전개함으로써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적극적으로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IMO(국제해사기구)의 환경규제에 신속하게 대응해 나가는 동시에 해운사, 협력업체, 항만 터미널, 지역사회 등 해운산업 내 다양한 구성원들과의 협력을 공고히 구축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ESG가 기업평가의 중요한 가치로 떠오르며 주주, 고객,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한 움직임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