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 자동차금융 전문 영업점포 늘리고 제휴영업 확대
하나카드도 대고객 마케팅 적극 나서…카드사 간 경쟁 치열
카드사들이 40조원 규모의 ‘자동차 할부금융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특히 우리·하나카드 등 후발주자들의 공격적인 행보가 업권 내 경쟁가도에 불을 지피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카드의 지난해 자동차할부금융 규모는 전년 대비 43% 늘어난 6938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1분기에도 자동차금융 확대 등 수익다각화를 중심으로 최대 실적을 시현한 우리카드는 지난해 11곳에 이어 올해에도 자동차금융 전문 영업점 5곳을 추가 신설해 현재 20개점까지 늘린 상태다.
우리카드는 이같은 자동차금융 강화 일환으로 연초 사내 캐피털금융부를 오토금융본부로 격상하는 등 자동차금융 조직을 확대 개편한 바 있다. 이와함께 운수·물류·렌터카업체등 대형법인에 대한 영업과 수입차딜러사 제휴영업을 지속 추진하는 한편 우리금융캐피탈 등 계열사와 자동차금융 통합 플랫폼 구축을 마련해 업권 간 시너지를 낸다는 구상이다.
하나카드도 올해 1분기 처음으로 ‘자동차할부금융’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하나카드는 현재 모든 판매점에서 1억원 한도까지 최대 60개월 할부 형태로 나누어 상환할 수 있는 오토할부 대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와함께 하나카드 회원이 아니어도 이용할 수 있는 ‘오토론’ 상품을 운영 중이다. 오토론 한도 역시 최대 1억원까지다.
고객 유입을 위한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하나카드는 이달 말까지 홈페이지에서 신청 후 오토할부 이용고객을 대상으로 신청금액에 따라 10만원 캐시백(1000만원 이상) 또는 사은품(6종 중 택1, 2000만원 이상)을 제공하고 있다. 사은품은 차박 고객을 겨냥해 발뮤다 더 랜턴과 롯데 휴대용 제빙기, LG퓨리케어 휴대용 공기청정기, 파인디지털 파인뷰 블랙박스 등으로 구성했다.
후발주자들이 이처럼 직접적인 고객 접점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면 신한·KB국민카드 등 기존 자동차금융 강자들은 그간의 인프라에 더해 타깃 고객층을 위한 플랫폼 세분화에 나서고 있다. 신한카드는 자체 자동차금융플랫폼 ‘신한카드 마이오토’를 종합 디지털 플랫폼으로 고도화한다는 목표로 후속조치를 진행 중이다. 작년 말 자동차 가격비교 전문 플랫폼 ‘다나와’와의 업무협약과 최근 ‘비대면 자동차 정비 플랫폼’ 개발 움직임 역시 같은 맥락으로 꼽힌다.
KB국민카드 역시 중고차 안전결제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사업모델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은 연초 신년사를 통해 "신사업 영역의 사업모델 고도화를 통해 균형있는 이익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며 "작년 견고한 성장을 이뤄낸 중고차할부금융 부문을 리스와 장기렌터카 사업으로 확장해 사업모델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카드사들이 이처럼 자동차할부금융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은 ‘수익 다각화’ 차원이 크다. 카드사 자동차 할부금융 수익은 2017년 1730억원, 2018년 2229억원, 2019년 2428억원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기존에 캐피탈이 압도하던 자동차금융시장 비중 역시 카드사들의 공격적인 행보로 두 업권 간 시장점유율 역시 과거 9대1에서 7대3 가량으로 격차를 좁혔다.
카드사 관계자는 “가맹점수수료만으로는 더 이상 수익을 내기 어려워진 만큼 수익성이 보장된 자동차금융시장 진출은 생존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카드사들이 중고차거래 등 자동차금융시장에 적극 나서겠다고 공표하고 있는 만큼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