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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가세에 꼬이는 가계부채 대책…뒤로 밀린 '실수요자' 규제완화


입력 2021.04.29 15:06 수정 2021.04.29 19:28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배근미 기자

여당 의원들, 실수요자 규제완화 대책 놓고 '감놔라 배놔라' 훈수

4·7 재보선 참패로 지도부 공백으로 협의 지연...금융당국 '난감'

서울 중구의 한 은행 대출 창구 모습.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대출규제를 강화한 가계부채 대책이 나왔지만 청년·무주택자 등 실수요자의 규제 완화책은 하반기로 미뤄지면서 반쪽 대책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작 가계부채 관리방안의 최대 관심사였던 실수요자의 대출 완화 방안이 정치권 가세에 후순위로 밀린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29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방안에는 청년·무주택자 등 실수요자를 위한 규제 완화 방안이 제외됐다. 당국에서는 실수요자를 위한 대출 관련된 기준을 상향조정하고 요건을 완화하는 세부방안을 좀 더 조율한 후 빠른 시일내 발표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당정간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추가 의견수렴과 관계기관 협의 등이 필요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시간이 좀 더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실수요자 위한 규제완화책...여당 지도부 공백 영향


청년·무주택자 등 실수요자를 위한 규제 완화책은 여전히 당정간 견해 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발표시점 지연이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당정은 담보대출인정비율(LTV)을 우대받는 실수요자 범위를 넓히고 우대 수준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여당내에서 4·7 재·보궐선거 전후로 제기되고 있는 실수요자 대출 완화 요구를 어느 수준으로 반영할지에 대해 의견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를 놓고 업계에서는 정치권에서 당국의 가계부채 대책에 너무 깊숙히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4·7 재보선 참패 이후 성난 부동산 민심을 달래기 위해 지난 27일 부동산 특위를 본격 출범시켰다. 하지만 당내에서도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면서 대책 마련에 대한 합의점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유동수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6월 1일 공시지가가 확정되는 만큼 5월까지는 조속히 당의 입장을 정리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청년·무주택자 등 실수요자 대출규제 완화와 관련한 여권 인사들의 요구가 이어져 추가 당정협의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여권 유력인사들이 실수요 대출규제 완화와 관련된 발언들을 쏟아내면서 추가 협의가 불가피해져서다. 최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생애 첫 주택을 갖고자 하는 분들께 LTV나 DTI 규제를 좀 더 대담하게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장기 무주택자와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 각종 혜택의 범위와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여당 인사들이 부동산 정책에 대한 훈수를 두면서 합의점은 커녕 당국의 독립적인 결정이 차질을 빚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여당 지도부 공백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도입돼야하는 청년층과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에 대한 대책까지 함께 미뤄지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부동산 대책이 좀 더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정치권에서 과도한 개입을 줄여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여권의 재보궐선거 참패로 지도부가 총사퇴하면서 당정협의가 어려워진 것도 대책마련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는 다음달 초에 열릴 예정이고 지도부 선출 이후에도 추가 인선 및 체제 정비에도 시간이 걸리는 만큼 청년과 무주택자를 위한 규제 완화 방안은 더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견해가 나온다.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쪽에선 대출규제를 강화하고 다른쪽은 완화해주는 방식은 결국 정부가 대출규제를 세게하기는 어렵다는 시그널을 주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이러한 상충되는 정책이 부동산 시장 안정에 큰 도움이 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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