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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 뷰⑥] 박민정의 일상, 이 모든 것이 콘텐츠


입력 2021.04.16 09:23 수정 2021.04.16 11:00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보다 내가 좋아하는 것에 초점"

구독자와 서로 영향을 주는 채널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

<편집자 주> 유튜브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MZ 세대의 새로운 워너비로 떠오른 직업이 크리에이터다. 콘텐츠 기획, 촬영, 편집까지 해내며 저마다의 개성 있는 영상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는 크리에이터를 만나봤다.


ⓒ레페리

민정박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박민정은 2014년부터 유튜브를 시작해 현재 33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뷰티 패션 유튜버다. 유튜브가 국내에서 활성화되지 않았을 시점, 영상을 올리며 소소하게 채널을 꾸리기 시작했다. 이후 레페리 대표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고, 카메라 각도, 조명 설치, 편집 방향 등을 전문적으로 배우며 영상의 퀄리티를 높여나갔다.


오랜 시간 동안 그 자리에 있던 민정박의 구독자들은, 이제 그의 영상보다는, 박민정이란 사람을 보기 위해 채널을 방문한다. 박민정 역시 그 점을 인지하고 자신의 생활 모든 것을 콘텐츠를 연결시킨다. 힘들지는 않다. 오히려 카메라가 없는 날이 허전하고 아쉽기까지 하다.


"고등학생 때 블로그를 시작했어요. 뷰티, 패션에 관심이 많아서 메이크업 콘텐츠 올리기도 하고 패션 리뷰도 하다가 유튜브를 시작했는데 반응이 좋더라고요. 처음에는 뷰티 위주로 올렸는데 패션 영상을 더 좋아해주시더라고요. 그리고 집에서의 모습을 그대로 담은 브이로그도 올리고 있어요. 저라는 사람 자체를 궁금해해주시는 게 감사해요. 그게 제 채널의 장점인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떤 영상을 올려도 조회수 편차가 크지 않아요."


구독자들은 그의 뷰티, 패션 영상을 가장 좋아하지만, 박민정이 가장 좋아하는 영상은 여행의 추억을 담은 영상들이다.


"제가 좋아하는 것중 하나가 여행입니다. 그래서 여행지를 영상미있게 잘 담아내 업로드 했어요. 사실 제 채널과 연관성이 크게 없어서 다른 영상들에 비해 크게 반응이 좋진 않아요.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것들로 채우는 채널이니까요.(웃음) 지금은 여행을 가지 못하고 있지만 상황이 좋아지면 도시별 시리즈로 완성하고 싶어요."


밤 12시가 되면 도쿄 변두리에 있는 식당을 찾아와 다양한 사람들이 고된 하루의 보상으로 맛있는 한끼를 먹는 일본 드라마 '심야식당'을 벤치마킹한 영상도 인상적이었다. 박민정은 요리 메뉴를 정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요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완성된 요리를 먹으며 구독자들이 보낸 고민을 함께 나눈다.


"저는 구독자와 함께 소통하는 걸 최우선으로 하거든요. 요리를 잘 못하지만 좋아해서 요리를 접목시킨 고민 상담 콘텐츠입니다. 고민 뿐 아니라 질문이나 일상 이야기도 받아요. 해결을 한다기보단, 이 고민에 대해 함께 나누는데 더 의미가 있어요. 저도 구독자들이 보내준 이야기를 읽으며 몰랐던 걸 깨닫거나, 영감을 받기도 해요. 이렇게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유튜버와 구독자 관계로 오래가고 싶어요."


ⓒ레페리

박민정의 영상은 매주 토요일에 업로드 된다. 2014년부터 지켜온 자신과의 약속이다. 처음 시작 할 때만 해도 유튜버가 자신의 직업이 될지 몰랐지만, 전업이 된 이상 편집 업로드 일정만큼은 칼같이 지킨다.


"처음에 내가 좋아하는 것들 위주로 즐기면서 하자란 마음가짐으로 시작했어요. '조회수가 잘 나와야지', '이걸 띄워야지'란 생각은 안해봤어요. 그래도 매주 제 영상을 기다리고 있는 구독자들이 늘어나니 책임감만은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지금도 제 직업이 됐지만 많은 부담을 갖고 있진 않아요."


영상 업로드에 대한 부담은 없지만 콘텐츠에 대한 고민은 있다.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고 포화된 유튜브 시장에서 자신의 색을 7년 동안 고수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한 때 저도 트렌드를 따라가야하나, 변화된 시장에서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그런데 제 페이스를 찾는게 중요하겠더라고요. 여기저기 휩쓸리면 저도 구독자들도 혼란스러울 것 같았어요.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보단, 내가 좋아하는 걸 보여주자라는 마음이 들었어요. 물론 이 고민에는 답도 없고, 제가 유튜버를 하는 날까지 계속 되는 숙제일 것 같지만요."


박민정은 현재는 폴댄스를 배우기 시작했고 방송댄스를 배우고 싶다는 바람도 있었다. 기회가 된다면 멋있는 댄스 영상을 만들어 공개하고 싶다. 박민정은 자신의 이런 성향이 유튜버를 하며 조금씩 바뀌었다고 털어놨다.


"사실 전 사람은 좋아하지만 소통하는 걸 어려워 했었어요. 그런데 유튜브를 시작하고 사람들이 좋아해주고 공감해주니까 뭘 하든 자신감이 붙었어요.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도 마찬가지고요. 아까 구독자와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유튜버가 되고 싶다고 했잖아요. 이런 부분도 연장선상이라고 봐요. 피드백 하나에 힘을 얻기도 하고 부족한 점을 캐치하기도 하고, 더 나아가서는 나를 지지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에 뭘 하든 긍정적으로 임하게 되더라고요."


그렇기에 박민정이 유튜버를 하며 가장 속상할 때는 영상에 댓글이 많이 달리지 않을 때다.


"저는 구독자가 떨어져도 영상 조회수가 많이 안나와도 상관없어요. 그런데 댓글이 안달리는 건 너무 속상해요.(웃음) 생각해보니 속상할 때도 제일 뿌듯 할 때도 댓글 때문이네요. '동기부여 받는다', '자극 받는다'는 피드백을 받을 때 가장 기분이 좋거든요."


패션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옷에 관련한 사업을 언젠간 하겠다고 계획하고 있지만 당분간은 유튜버에만 집중할 계획이다. 오랜시간 쌓아온 신뢰가 상업적인 요소가 개입하는 순간, 무너질 수 있다는 염려 때문이다. 지금은 카메라를 켜고 "안녕하세요 여러분 민정입니다"라고 더 오래 말하고 싶다.


"콘텐츠 만드는 것에 전념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언젠가 길이 열리겠죠? 또 그 때 제가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과정을 영상으로 담을 수도 있고요. '뭘 해야지'보단 '좋아하는 걸 보여주자'을 가지고 제 앞길을 열어두고 싶어요."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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