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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의 덫에 빠진 與…손절이냐 수호냐 '두동강'


입력 2021.04.15 01:30 수정 2021.04.14 23:58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대다수 의원들 '조국 사태' 언급 꺼려…극과극 평가만 남아

소신파 조응천 "금지어 조국, 민주당 발목 잡을 아킬레스건"

친조국 김남국 "조국 수사, 윤석열 총장 시절의 아킬레스건"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김남국 의원ⓒ데일리안

4·7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쇄신을 내건 더불어민주당이 패인 분석에서부터 스텝이 꼬였다. 일부 소신파 의원들이 2019년 '조국 사태'를 재보선 패배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하자, 강성 지지자들이 '문자폭탄' 등을 통해 "배은망덕한 행태"라고 비난을 쏟아냈다.


대다수 의원들은 '조국 사태'와 같은 개별 사안에 대해서는 평가하지 않겠다며 언급 자체를 꺼렸는데, 강성 지지자들의 눈치를 보는 듯한 태도가 결국 상처를 곪게 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조국 사태에 대한 성찰과 회고를 건너뛰고는 제대로 된 패인 분석과 쇄신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14일 민주당은 '조국 손절'과 '조국 수호' 두 개의 목소리가 정면충돌했다. 먼저 여당 소신파 '조금박해' 중 한 명인 조응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우리 당에서 금기어 혹은 성역화된 조국 전 장관에 대한 문제는 요 몇 년 보수정당의 '탄핵'과 같이 앞으로 두고두고 우리의 발목을 잡을 아킬레스건으로 작동할 것 같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전날 조국 사태에 반성한다고 말했던 초선 의원들을 비난하는 '민주당 권리당원 일동' 명의 성명서를 거론, "어렵게 입을 뗀 초선 의원들을 주눅 들게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맷집이 약한 많은 의원들은 진저리치며 점점 입을 닫고 있다"며 "당이 점점 재보선 패배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조금박해' 중 또다른 한 명인 김해영 전 의원은 이날 국회를 찾아 "민주당은 공정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정당이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그 믿음이 결정적으로 흔들리게 된 시발점이 조국 사태"라고 강조했다. 그는 "초선 의원들이 용기 내어 불길을 지폈는데, 불과 며칠 만에 빠르게 식고 있다"면서 다선 의원들을 겨냥해 "구체성 있는 반성의 쇄신안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정세균계 주축의 의원 모임인 '광화문포럼' 회의에서도 정한울 한국리서치 여론분석 전문위원은 조국 사태 이후 민심이 이반됐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그러나 대다수 의원들이 '조국 사태' 언급 자체를 꺼리는 데다 당시 '조국 수호'의 선봉장에 섰던 의원들의 반발까지 예상돼, 민주당이 입장을 정리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조국백서' 집필에 참여하며 친조국 인사로 분류됐던 김남국 의원은 오히려 야권의 차기 대선주자로 떠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총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조국 전 장관 수사를 했던 것이 가장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국민들이 조국 수호를 외쳤고, 꺼져가던 검찰개혁 불씨를 살렸던 게 평범한 국민들"이라며 "조국 수호와 검찰개혁에 대해 민주당은 국민들에게 큰 빚을 졌다. 그 문제를 이번 선거 패배에 주요한 원인으로 삼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 패배의 핵심은 부동산 집값 문제를 잡지 못했다는 것과 손실보상법 등 민생 관련 경제대책이 미흡했다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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