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심리 전문가인 임준태 동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김태현이 9일 취재진 앞에서 보인 태도를 보고 "아, 이건 좀 심하다"며 "진정한 사과의 태도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임준태 교수는 이날 YTN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끔찍한 사건을 저지른 장본인으로서 어떤 사과의 태도가 아니라 미리 준비된 원고를 차분하게 읽는 듯한 표정을 보면서 언론에 노출될 것을 미리 예견하고, 심지어는 기자들의 질문에 고개까지 끄덕끄덕하는 제스처를 보면서 진정한 사과나 사죄의 태도는 아니라고 봤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이번 사례가 워낙 희귀해서 제가 지금까지 경험한 범죄자의 심리상태를 갖고는 도저히 분석이 잘 안 되는 특이한 패턴의 범죄자인 것 같다"며 "아주 나쁜 범죄자로 저는 추정한다"고 밝혔다.
사회자가 '카메라 앞에서 당당하게 마스크를 벗은 모습 등으로 볼 때 과시욕 또는 사이코패스적 성향도 있다고 봐야 하느냐'고 묻자, 임 교수는 "대체로 연쇄살인 범좌자들은 현장에서 사건을 저지른 후에 범행 현장을 교란시켜 추후 수사가 진척되지 않도록 현장을 이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태현 사건 같은 경우는 3명을 살해한 사건 현장에 며칠 동안 같이 기거하는 수준의 기이한 행동을 한 것으로 봤을 때 일반적인 사이코패스 또는 연쇄살인범죄자의 범행패턴과는 상당히 벗어난 유형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
임 교수는 "범죄를 저지르고 후회하고 반성하는 부분들은 제대로 전달되면 양형 사유에 참작되기 때문에 검찰에서는 짧은 경찰의 수사 기간 중에서 파헤쳐내지 못한 범행동기 또는 이와 유사한 다른 사례도 있었는지, 범행 과정에서 범인의 준비과정을 더 상세하게 찾아내 기소하는 데 참고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김태현이 변호인의 조력을 거부한 것과 관련해선 "본인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 더이상 변명을 하거나 숨길 내용도 없고요. 또 변호사가 선임된다 하더라도 자기한테 유리한 증거를 찾아줄, 자기를 대변할 필요가 없다는 심정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