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이어 낸드 가격 상승...메모리 수요 증가로 호황 시작
공급 부족으로 자급론·안보 부상...미·중 패권 경쟁 치열
1분기 다소 주춤했던 삼성 반도체가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가속페달을 밟는다. 메모리반도체 수요 증가로 슈퍼사이클(초호황)이 본격화되면서 D램에 이어 낸드 가격도 반등하면서 실적 성장을 견인할 전망이다.
다만 전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인해 자급론과 함께 반도체가 핵심 안보 자원으로 부상하는 등 대외 환경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반도체 패권 경쟁이 심화되면서 실적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7일 관련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반도체사업 영업이익은 3조6000억 안팎 정도로 추산된다. 전년동기(4조1200억원)는 물론 환율 하락(원화 강세) 영향이 컸던 전 분기(3조8500억원)에도 못미친 것으로 증권가는 전망하고 있다.
이는 이날 공시된 전체 영업이익(9조3000억원)의 약 40% 수준이다. 반도체사업이 그동안 회사 전체 영업이익에서 적게는 절반, 많게는 4분의 3 정도를 차지하며 호 성적을 주도해 왔다는 점에서 1분기는 다소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는 성적표다.
연초부터 D램을 중심으로 수요 증가와 가격 상승이 이뤄졌지만 극자외선(EUV) 등 공정개선 전환으로 인한 비용 증가, 미국 텍사스 오스틴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 가동 중단, 원화 강세 기조 지속 등이 악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2분기부터는 메모리 초호황이 본격화되면서 예년과 같은 영향력을 회복할 전망이다. 서버용 제품을 중심으로 수요가 본격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D램에 이어 낸드플래시 가격도 2분기부터 본격적인 가격 반등을 예고하고 있다.
타이완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2분기 D램 가격은 10~15% 가량 인상되면서 당초 전망치(8~13%)를 뛰어넘을 전망이다. 서버용 D램의 경우, 올해 가격 인상률이 40%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며 ‘2분기 서버용 D램의 경우, 고정거래가격이 1분기보다 약 20% 높아지고 3분기 말까지 높은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동안 가격이 보합세를 보였던 낸드도 본격적인 수요 증가로 2분기부터 상승 곡선을 그릴 전망이다.
반도체 가격은 현물(스팟·SPOT) 시장에서 먼저 오르고 기업간 장기거래에 적용되는 고정거래가격에 순차적으로 반영된다. 또 기업고객들을 대상으로 6개월 이상 장기계약이 주를 이루는 만큼 가격 상승이 실적에 반영되는데 시간이 다소 소요되지만 점진적이지만 지속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여기에 미국 텍사스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 가동 중단의 부정적 영향도 점차 축소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반도체가 2분기부터는 다시 삼성전자 실적을 주도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호조로 2분기 영업이익은 두 자릿수를 넘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PC·서버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돌고 있으며 메모리 업황 개선으로 D램과 낸드 평균판매가격(ASP)도 오를 것“이라며 ”2분기에는 반도체가 실적을 주도하면서 영업이익이 1분기 대비 10% 늘어난 10조20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대외 환경이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어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최근 차량용 반도체를 중심으로 전 세계적으로 공급부족이 심화되면서 반도체가 핵심 안보 자원으로 부상하고 자급론이 제기되는 등 각국의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점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특히 무역분쟁이 심화되고 있는 미국과 중국간 반도체 패권다툼이 격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양 대국을 주요 생산기지와 시장으로 삼고 있는 삼성전자로서는 난감한 처지에 직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2분기부터 메모리반도체 슈퍼사이클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삼성전자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미국과 중국은 메모리뿐만 아니라 파운드리 생산과 판매가 동시에 이뤄질 수 있는 대형 시장인 만큼 적절한 해법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