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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재보선] '문재인'은 빠졌던 서울시장 재보선…친문의 운명은


입력 2021.04.07 03:20 수정 2021.04.07 00:55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20대 총선 이후 '문재인' 빠진 첫 선거

인물론·조직표·네거티브 전략으로 대체

승리 시 당으로 권력이동…'리더십 재편'

패배 시 친문주류 대 비주류 책임론 갈등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6일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 김태년 원내대표와 함께 서울 마포구 상상마당 인근에서 유세를 펼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4·7 재보선 선거전략의 특징은 '문재인'이 빠졌다는 점이다.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의 유세에서 문재인 대통령 관련 언급은 거의 없었고, 당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도 '문재인 정부' 대신 '민주당 정부'라는 말을 쓰기 시작했다. 2016년 20대 총선 이래 문 대통령의 후광 없이 치러진 첫 선거인 셈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로 시작된 대통령 국정 지지율 하락의 영향을 피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이면에는 선거 결과가 문 대통령의 급격한 레임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려는 의도도 없지 않았다. 민주당 전략통 의원은 "야권의 정권심판론과 정면으로 충돌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문 대통령이 빠진 자리는 박 후보 인물론과 '네거티브'가 대신했다. 성공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출신, 여성 최초 국회 법사위원장과 원내대표 등의 수식어로 코로나19를 극복할 적임자임이 강조됐다. "보병전을 하자"며 대대적으로 당 조직을 가동했다. 동시에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의 내곡동 땅 관련 의혹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6일 마지막 기자회견을 연 박 후보는 "전광훈 목사와 서슴없이 손을 잡고도 반성할 줄 모르는 사람이 서울시민을 대표할 수 없다" "전시행정으로는 어려운 시기를 돌파할 수 없다" "서울의 미래를 거짓말과 무책임에 다시 맡길 수 없다" 등의 말로 오 후보를 공격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7일 재보선 결과는 민주당 향후 노선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어려운 선거"라는 정치권 안팎의 전망에도 불구하고 승리할 경우, 청와대에서 민주당으로 권력의 무게추가 빠르게 이동할 공산이 크다. 대통령 후광효과 없이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점에서다.


민주당의 수도권 지역 한 의원은 "청와대에서 민주당으로 힘이 옮겨가고, 차기 대선주자를 중심으로 질서가 재편될 것"이라며 "친문을 대표하는 새로운 대선 주자가 나온다면 모르겠지만, 아니라면 친문은 자연스럽게 해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패배 시 경우의 수는 복잡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패전 책임을 둘러싸고 당내 노선갈등이 치열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등을 원인으로 보고 청와대와 차별화를 해야 한다는 주장과, 반대로 '문재인'이 빠졌기 때문에 패배한 것이라는 반론이 맞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작년까지만 해도 대통령 지지율도 높고 후광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었지만, 지금은 모든 실정과 문제의 발원지가 청와대였다는 것을 국민들이 다 알아버렸다"며 "선거가 끝나고 대통령이 짐이 되거나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된다면 당은 물론이고 대선 후보들부터 책임론을 거론하며 청와대와 차별화를 시도할 공산이 크다"고 했었다.


이에 반해 민주당의 핵심 전략통은 "이낙연 위원장이나 김태년 원내대표가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먹혀들지 않았던 것은 반성의 주체가 아니었기 때문"이라며 "반성과 성찰의 자세를 국민께 보여주려면 문 대통령이 결국 나서야 하고, 이후 쇄신도 그 바탕 위에서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반성의 주체가 아닌 사람들이 새로운 판을 만들겠다고 하면 상황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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