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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X '한 지붕 두 사장'…언짢은 김정렬 사장 "불편한 동거"


입력 2021.04.06 15:00 수정 2021.04.06 14:34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최창학 '전(前) 사장'으로 지칭…"직원들도 불편해 해"

"LX 용어 사용 말아야…다만 논의 가능성은 열려있다 "

김정렬 한국국토정보공사 사장.ⓒ한국국토정보공사

김정렬 한국국토정보공사(LX) 사장이 최창학 사장을 '전(前) 사장'으로 지칭하면서 '한 지붕 두 사장' 문제에 대한 언짢은 감정을 드러냈다. 또 최 사장이 지역 본부에 시찰을 다닌 것을 두고 직원들이 불편해 한다는 말을 꺼내기도 했다.


LX 상호 문제와 관련해선 디자인 변경 등 확연한 구분이 가능하다면 LX 용어 사용을 허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정렬 LX 사장은 국토교통부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최창학 사장의 복귀 후 경영을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이 같이 밝혔다. 해당 질문에 대답을 하면서 김 사장은 최 사장을 여러차례 '전 사장'이라고 지칭했다.


LX는 현재 사장이 두명이다. 지난해 해임된 최창학 사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상대로 제기한 해임 취소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LX는 현재 20대 김정렬 사장과 19대 최창학 사장이 동시에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는 "사법부의 판단을 적용해서 전 사장님에 대해서 최소한의 사장 예우를 한다"며 "다만 경영상에는 물리적인 한계가 있다. 경영부분에 대해선 나눠서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실상 경영 업무에서는 배제했다는 의미다.


이어 "직원들도 혼란을 바라지 않는다"며 "전 사장의 임기가 100일 정도 남았다는데, 잘 운영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 사장은 '한 지붕 두 사장'에 대한 언짢은 심기도 숨기지 않았다. 해당 문제를 두고 '불편한 동거관계'라고 표현했다.


최 사장이 어떤 업무를 맡고 있냐는 질문에 "정확하게 어떤 일을 하는 지 알지 못한다. 서울지역본부에 출근하면서 이런 저런 일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또 지사에 시찰을 간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직원들이 반기지 않는 분위기'"라고 강조했다.


최근 불거진 LX 상호 문제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관련법에는 공공기관이 사용하는 저명한 상표나 표지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다"며 "이미 10년 이상 사용한 LX 사명을 (민간에선)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했다.


다만 협의가 된다면 LX 상호 사용을 허가할 수도 있다는 다소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대신 서비스 영역에서 겹치지 않는 가운데 확연히 구분되는 디자인 등이 추가돼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김 사장은 "서비스 영역에서 겹치지 않는 범위에서 디자인을 추가하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있을 수 있다"며 "당장 민간기업을 규제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은 않다. LX라는 용어를 사용해 윈윈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적극 모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선 중점 업무방향에 대한 설명도 병행됐다. 김 사장은 '디지털 혁신'을 통해 LX를 데이터·플랫폼 전문기관으로 성장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로 인한 엍택트로 디지털 혁신이 강조될 것이다. LX가 그동안 지적·공간정보 서비스 기관이었다면 이제는 데이터·플랫폼 전문기관으로 탈바꿈하겠다"고 했다.


디지털이라는 외부 변화에 맞춰 한국판 뉴딜의 핵심 과제인 디지털 트윈과 데이터 댐, 국민 안전 SOC 디지털화 등 성과를 창출하겠다는 것이 LX의 계획이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세계의 기계나 장비, 사물 등을 컴퓨터 속 가상세계에 구현한 것을 말한다.


이를 위해 조직 개편도 끝마친 상태다. 공간정보실 내에 디지털트윈사업단, 지하정보사업부 드론융합부를 신설하고 지적재조사 인력까지 추가 증원했다.


김 사장은 올해가 디지털 트윈 모델 확대를 위한 변곡점이라고 봤다. 그는 "이미 작년도 부터 구축하기 시작해 디지털 트윈모델로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해서 현재는 춘천시 또 새만금 등에도 새로운 모델을 구축 중"이라고 했다.


앞서 LX는 지난 2018년부터 전주시 전역에 추진해 온 '나무 심기 입지 분석, 폐기물 수거체계' 등 디지털 트윈 활용모델 서비스를 시범 적용한 바 있다.


디지털 트윈 자료가 다양한 공간정보 서비스에 활용될 수 있도록 공간정보관리체계도 개편한다. 이를 통해 데이터 댐의 토대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체계 개편이 완료되면 본사는 데이터 통합관리 플랫폼으로 지역본부·지사는 지역 데이터 센터와 신산업을 실행하는 조직으로 재정비한다.


핵심사업인 지적사업에도 디지털 혁신을 적용한다. 드론 등 신기술 적용을 확대해 전문성 강화에 짐중한다. LX는 지난해 강원도 양구군 '펀치볼 지역'에 최초로 드론을 활용해 지적재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나아가 올해 '지적재조사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되면 LX와 민간과의 공동이행방식으로 지적조사를 추진해 더욱 효율성 있는 조사가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정렬 사장은 "LX가 갖는 강점이 무엇이고 국민이 LX에 어떤 것을 원하는지 질문함으로써 그에 대한 답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정부의 '한국판 뉴딜'의 성과를 창출하는 동시에 국민 안전과 편익에 기여하는 데이터·플랫폼 전문기관으로 거듭나겠다"고 전했다.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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