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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화되는 ‘LX’ 상표권 분쟁…구본준號 불확실성 커져


입력 2021.04.02 10:31 수정 2021.04.02 10:33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한국국토정보공사, 가처분신청 이어 법안 발의 준비

양측 주장 크게 엇갈려…신설지주 출범 차질 가능성

관건은 식별력 여부…“해석 다양해 상황 지켜봐야”

LG그룹 지주사가 한국특허정보원에 출원한 'LX' 상표 캡처.


한국국토정보공사가 LG 신설지주의 ‘LX’ 상표권 사용과 관련해 행정소송은 물론 관련 법안 발의 준비 까지 나서면서 양측의 분쟁이 더욱 격화되는 모양새다. LG 역시 공사측 주장에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사태는 장기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구본준의 ‘LX홀딩스’ 출범에도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국토정보공사는 LG의 LX 상표권 사용에 대한 행정소송과 가처분신청 준비를 거의 마치고 본격적으로 법적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재는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접촉해 향후 같은 문제 재발을 막기 위해 법안 발의도 논의 중이다. 앞서 공사측은 지난달 23일 ㈜LG에 내용증명을 보낸 바 있다.


한국국토정보공사 관계자는 “상표권 가처분신청은 신설지주 출범 이전에 법원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진행할 예정”이라며 “현재 법무법인 선임을 비롯한 준비를 진행 중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공기업과 사기업 간 상표권 분쟁 발생 시 같은 문제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법안 발의도 준비 중”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논의가 필요하지만 법적 장치 마련을 위한 노력은 지속적으로 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반면 LG 측은 이와 관련해 문제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상표권 출원 전 법무팀 등을 통해 충분한 검토를 거쳤기 때문에 공사 측의 주장은 다소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사업의 성격과 영역이 완전히 다른 만큼 오인할 소지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양사의 상표는 로고·디자인·색상 등이 명확히 구분돼 오인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영위하는 사업 내용도 전혀 달라 공사측의 주장은 현실성이 낮다”고 설명했다.


구본준 LG그룹 고문.(자료사진)ⓒ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처럼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LG 신설지주 출범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졌다. 갈등이 해소되지 않으면 LX라는 이름으로 신설지주가 출범해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만에 하나 법원에서 가처분신청이 인용될 경우 사명 없이 신설지주가 출범해야 되는 최악의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당초 대화를 통해 해결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양쪽의 의견차가 상당해 합의를 도출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출범을 앞두고 있는 LX홀딩스 입장에선 난처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분쟁 관건은 한국국토정보공사가 주장하는 LX 상표권의 상징성이 법원에서 증명되는지 여부다. LX 상표권이 갖는 식별력이 법원에서 인정돼야만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상표법에 따르면 LX처럼 알파벳 두자로 이뤄진 간단한 표장은 문자 자체만으로는 상표로 등록할 수 없다는 점에서 가처분신청 인용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국토정보공사의 주장이 수용되려면 상표권이 인정받기 위해선 도형이나 독특한 필체 등 이미지를 더해 식별력을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 LX는 지난 2012년 새로운 기업 이미지(CI)와 브랜드 이미지(BI)를 공개하고 브랜딩 사업에 332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부터 ‘LX 한국국토정보공사’라는 브랜드로 언론에 보도된 건은 4만3000건이 넘는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한국국토정보공사가 완강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 상표권 분쟁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가처분신청 인용에 대해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는 만큼 구체적 윤곽이 나올 때까지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구본준 고문은 LG상사(판토스 포함)와 LG하우시스·실리콘웍스·LG MMA 등 4개사를 분리해 오는 5월 1일 신규 지주회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LG 광화문 사옥 전경.ⓒLG상사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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