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창업 비용 적고, 특별한 기술 필요없어 이점
유행에 민감하지 않아 안정적…규제서도 자유로워
퇴직한 직장인 외에도 2030 젊은 가맹점주 느는 추세
편의점 업계, 과밀 논란 지속…“내실 중심 성장 전환”
최근 국내 편의점은 ‘한 집 건너 편의점’이라고 할 만큼 경쟁이 치열해졌다. 단 기간에 점포가 늘면서 상권이 겹쳤고, 고객이 분산되면서 점포당 매출이 크게 쪼그라 들었다.
그런데도 국내 편의점은 꾸준히 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폐업과 공실이 속출했던 지난해에도 3000개 이상 증가하며 5만개를 넘어섰다.
편의점 과밀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편의점이 늘어날수록 점포 간 경쟁도 심화되며 점포당 수익성 역시 감소하고 있어서다. 때문에 업계는 2018년 근접 출점을 자제하는 자율규제안을 내놨다. 경쟁사라도 50~100m 이내에 다른 점포를 출점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편의점 출점이 계속되는 이유는 다양하다. 편의점 창업은 카페나 베이커리 등에 비해 초기 창업 비용이 적은 데다, 특별한 기술을 요하지 않다는 이유가 크다.
특별한 자격증이나 어려운 교육과정을 요하지 않는 데다, 별도의 인테리어 비용이 들지 않아 폐업하기도 비교적 용이하다.
1년 365일 계절을 타지 않고, 유행에도 민감하지 않다는 점도 장점이다. ‘대만 카스테라’ 등과 같이 인기에 따라 우후죽순 들어섰다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안정성을 지닌 창업 아이템으로 주목 받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규제 이슈에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국회는 대형마트에 이어 복합쇼핑몰에도 월 2회 이상 의무휴업을 강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복합쇼핑몰 영업 규제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만큼 의무휴업은 시간 문제란 게 대체적 시각이다.
하지만 편의점은 규제 검토대상에서 제외됐다. 본사가 직접 하는 다른 유통 사업과 달리 점주들이 모두 소상공인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이를 배경으로 최근에는 퇴직자 뿐 아니라 취업이 어려운 2030세대를 중심으로 창업이 증가하는 추세다. 장기 불황과 코로나19 영향으로 취업문이 좁아지면서 젊은 세대들이 편의점 창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BGF리테일에 따르면 지난해 1~6월 편의점 CU 신규 가맹점주 가운데 20대 비중은 17.6%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30대 17.6%, 40대 27% 등 청년층 점주 비중이 반을 넘으면서 과거 주로 은퇴 세대가 중심이 됐던 것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업체별 출점 전략을 달리하고 있다. 점주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물론 특별한 점포 출점 계획을 앞세워 자사 만의 경쟁력을 마련하고, 가맹점주를 유혹할 당근책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철저한 상권 분석과 상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가맹점의 수익을 최대화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여기에 상권 변화, 운영 미숙, 시설 노후 등으로 매출 부진을 겪는 가맹점들에 맞춤형 해결책을 제시하는 ‘CU 점프 업 프로젝트’를 병행한다.
BGF리테일은 지난달 점주 연구위원제도도 별도로 신설했다. 점포 운영력이 우수한 점주들을 선발해 점포 개선 사항에 대한 사전 테스트 및 검증 연구 등을 할 수 있게 지원하면서 점포 경쟁력을 향상시킨다는 방침이다.
GS25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을 표방한다. 지난해 9월 선보인 업계 유일 자체 배달 플랫폼 ‘우리동네딜리버리’가 대표 사례다.
배달원인 ‘우친’을 6만명 넘게 모집했다. 최근에는 GS25 외에 BBQ 등 타사 물량까지 배달 영역 확대에 나섰다.
지난 2월에는 가맹사업 관련 법 위반, 계약 해지 및 손해 배상, 계약 이행 촉구 및 손해 배상 청구 등을 다루는 ‘자율분쟁조정위원회’를 신설했다. 가맹사업 관련 분쟁과 잠재적 갈등을 신속하게 해결하고 점주와 본사 간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세븐일레븐은 1인 가구를 위한 먹거리 전문 매장 ‘푸드드림’을 전략적으로 확대 중이다. 일반 점포 대비 2배 수준인 약 40평 규모의 넓은 매장에 즉석식품, 음료, 신선·HMR, 와인, 생필품 등 5대 핵심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차별화된 상품을 구현한다.
이마트24는 출범 때부터 기존 편의점과는 차별화 된 ‘3무(無)’ 정책을 선보였다. ▲24시간 영업 의무 ▲폐점 시 위약금 ▲매출당 정률 로열티가 없다. 여기에 최근에는 특화 매장을 늘려가며 전문점 확대에 힘을 주고 있다. ‘주류 특화 매장’은 현재 매장의 절반 수준인 2600개까지 늘렸다.
다만, 최근에는 무리한 점포 출점을 지양하고 경영주와의 상생을 위한 우량점 육성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제 살 깎아먹기’ 식의 무모한 경쟁은 궁극적으로 편의점 본사와 업계 전체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출점이 지속되고 있는 이유는 아직도 편의점이 필요한 곳이 많은 데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보기 드문 수준의 상생안 등 본사 지원책도 다양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점포 수보다는 경영주와의 소통 증대, 고객 만족도 향상을 통한 내실중심의 성장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