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성장 계획 설명회…‘수소 드림(Dream) 로드맵’ 발표
수소의 생산-운송-저장-활용에 이르는 밸류 체인 완성
현대중공업그룹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수소 사업을 제시했다.
생산부터 활용에 이르는 수소 가치 사슬(Value Chain)을 구축함으로써 미래 친환경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5일 컨퍼런스 콜 형식의 온라인 기업 설명회를 열고, 그룹의 미래성장 계획 중 하나인 ‘수소 드림(Dream) 2030 로드맵’을 발표했다.
수소사업 로드맵 핵심은 그룹 내 각 계열사의 인프라 및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오는 2030년까지 육상과 해상에서 수소의 생산에서부터 운송, 저장, 활용에 이르는 ‘수소 가치 사슬’을 구축하는 것이다.
성기종 현대중공업그룹 IR담당 상무는 이날 "밸류체인 생산 부문에서 한국조선해양·현대오일뱅크가 그린수소와 블루수소를 생산하고 다양한 형태의 친환경 에너지 생산한다"고 설명했다. 운송 부문은 한국조선해양 전담하며 저장은 현대오일뱅크가 담당한다. 수소 활용은 각 계열사가 참여한다.
먼저 한국조선해양은 수소 밸류 체인 구축에 가장 중요한 운송과 더불어 수소의 생산 및 공급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이를 수행하기 위한 그린수소 인프라 확충과 함께 디지털 선박 및 친환경 선박 기술을 고도화하는 것이 골자다.
이를 위해 한국조선해양은 해상 플랜트 발전과 수전해(水电解) 기술을 활용한 그린수소 개발을 추진한다.
가삼현 현대중공업 사장은 "바닷바람으로 만든 청정 에너지와 풍부한 해수를 활용한 해상수전해 기술로 만든 그린수소 플랜트가 현대중공업그룹 수소 비전의 출발점"이라며 "우리의 해양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부유식 해상 풍력사업과 해상 그린 수소 생산 인프라 역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설명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수소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수소운반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수소 연료전지와 수소 연료공급시스템 기술을 적용한 수소 연료전지 추진선 개발에도 나선다.
수소 연료전지 추진선은 청정연료인 수소를 추진 동력으로 사용하는 선박으로, 기존 내연기관보다 에너지 효율을 40% 이상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황산화물이나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 물질도 전혀 배출하지 않아 대표적인 미래 친환경 선박으로 손꼽힌다.
최첨단 디지털 기술을 적용한 인텔리전트 선박도 선보인다. 여기엔 자율 운항 지원, 선내 안전 관리, 디지털 트윈 기술 등이 적용된다.
가 사장은 "자율 운항 지원 시스템은 선박 접안시 서라운드뷰를 제공해 안전하게 선박 이동 시킬 수 있는 선박 이접안 지원 시스템도 이미 상용화 준비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선내 안전 관리의 경우, 인공지능이 이상 이벤트를 실시간 분석해 정보를 송출함으로써 선내 사고를 최소화할 수 있다.
디지털 트윈 기술도 향후 선박에 적용한다. 선박데이터 시뮬레이션으로 장애를 예측하고, 예고 정비를 할 수 있는 기술이다. 가 사장은 "가까운 미래에는 운항 중 선박 상태를 시뮬레이션해 고장을 사전 예측하고 즉각 조치할 수 있는 기술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율운항 선박 기술 고도화에도 나선다.
가 사장은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미 자율운항 기초 기술 상용화했으며 운항 선박 관리 서비스 영역의 전문화 위해 사업 분리를 완료하고 각 영역에서 기술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서 "확보된 자율운항 기술과 기존 시장의 신뢰를 기반 삼아 2025년 이후 급속도로 성장할 자율운항시장 주도권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친환경 선박에도 속도를 낸다. 가 사장은 "IMO 온실 가스 규제에 따라 선박은 2050년까지 탄소 배출 규모를 약 70%까지 감축해야 한다"면서 "선령이 20년인 점을 감안하면 2030년에는 혁신적인 친환경 기술 적용한 선박만이 규제를 충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료비 등 경제성을 감안하면 LNG추진선이 미래 대안이 될 것"이라며 "LNG 연소시 발생하는 메탄 저감 기술과 다양한 에너지 효율 보조장치를 개발해 LNG추진선을 보완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선박 운항 중 발생하는 탄소를 탱크에 포집하고 선내 재처리 기술도 개발해 선박 내 탄소를 혁신적으로 저감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를 통해 탄소 배출량을 2008년 대비 2024년까지 44% 감축하겠다는 방침이다.
암모니아 등 대체 연료 기술 개발에도 나선다. 가 사장은 "암모니아는 연소시 탄소 발생시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저장과 활용에 있어 LPG추진 및 저장 기술과 유사한 수준의 기술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앞선 LPG 기술을 바탕으로 암모니아 연료 시대 도래에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조선해양이 친환경 선박 고도화에 집중한다면 현대오일뱅크는 블루수소·화이트 바이오 사업을 적극 추진한다.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사장은 미래 핵심 사업으로 블루수소 사업, 화이트 바이오 사업, 친환경 화학 및 소재 사업을 제시했다.
현대오일뱅크는 블루수소를 생산해 탈황 설비에 활용하거나 차량, 발전용 연료로 판매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오는 2030년까지 전국에 180여개의 수소 충전소를 구축할 예정이다.
여기에 2025년까지 블루수소를 10만t 생산하고, 수소 충전소 및 연료전지 발전 사업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화이트 바이오 사업에도 진출한다. 오는 2023년에 비식용 작물 활용한 차세대 화이트 바이오 사업 진출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100만t 규모의 바이오 항공유 등 바이오 연료, 바이오 플라스틱, 바이오 케미칼 사업 등 다양한 분야의 바이오 사업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연내 상업가동 예정인 HPC 프로젝트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친환경 석유화학 및 소재 사업에 진출하고 스페셜티 제품 위주의 다운스트림 분야로 영역을 확대한다.
이를 통해 현대오일뱅크는 2030년까지 정유사업 매출 비중을 기존 85%에서 40%로 축소하고 신규사업 이익 비중을 전체 영업이익의 70% 수준까지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일렉트릭과 현대건설기계 역시 수소 연료전지를 활용한 발전사업과 건설기계 장비 사업을 추진한다. 현대일렉트릭은 친환경·무소음 수소 연료전지 발전설비 구축을, 현대건설기계는 업계 최초로 수소 기반의 중대형 건설장비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친환경 선박과 그린 에너지를 두 축으로 그룹의 신성장 사업들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수소 밸류 체인 구축에 그룹이 가진 첨단 기술력과 인프라를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