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포크·오브제컬렉션으로 맞춤형 솔루션 강화
코로나19 집콕 수요 강세 올 하반기 지속 불투명
다양하고 차별화된 고객 욕구 제품 수요로 유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맞춤형 가전 솔루션을 내세워 지속 가능한 수요 창출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힘입어 지속돼 온 집콕 수요가 올 하반기부터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비스포크’와 ‘오브제컬렉션’을 내세워 고객 맞춤형 가전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9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비스포크 홈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소비자 개인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을 맞춰 주는 ‘비스포크’ 컨셉을 생활가전 제품 전체로 확대한 ‘비스포크 홈’(BESPOKE HOME)을 공개했다.
'비스포크(BESPOKE)'는 회사가 기존 공급자 주도로 제조·판매하던 가전시장의 트렌드를 소비자 중심 마인드로 바꾸기 위해 지난 2019년 6월 선언한 ‘프로젝트 프리즘’의 첫 번째 제품이다.
'되다(Be)'와 '말하다(Speak)'를 결합한 용어로 이는 소비자 취향에 맞게 제품의 타입과 소재, 색상 등을 제공한다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맞춤형 가전 시대의 본격적인 진입을 알렸다.
비스포크 제품은 다양한 고객들의 차별화된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지난해까지 누적 판매량이 100만대를 돌파할 정도로 성공을 거뒀다.
이러한 성공에 힘입어 이번에는 비스포크의 개념을 주방에서 거실·침실·세탁실 등 집안 전체로 확대, 적용해 보다 적극적인 수요 창출에 나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비스포크의 대표 제품인 냉장고의 경우, 전체 매출 중 차지하는 비중이 이미 65%에 달할 정도로 높은 상태다. 출시 3년차를 맞은 비스포크 냉장고는 이번에는 22개의 패널과 360가지 색상을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해 더욱 차별화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내에 냉장고를 포함, 정수기·세탁기·건조기·에어컨·식기세척기·공기청정기 등 다양한 제품군에서 비스포크 홈 신제품을 17개 출시한다. 비스포크 개념이 키친에서 리빙까지 확대되면서 제품 구성도 증가하는 만큼 비스포크 매출 비중을 적극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시장 개척도 적극 꾀하며 기존 러시아·스웨덴·중국 외에 미국·동남아·중동 지역으로 출시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재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사장)은 “올해 비스포크 가전이 전체 생활가전 매출의 약 80%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올해는 본격적으로 미국·동남아·중동 쪽으로 출시 지역이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도 지난해 10월 선보인 공간 인테리어 가전 브랜드 ‘LG 오브제컬렉션(LG Objet Collection)’을 통해 맞춤형 솔루션 제공에 나서고 있다.
회사는 지난 2016년 공간에 가치를 더하는 초프리미엄 빌트인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와 초프리미엄 가전 ‘LG 시그니처’에 이어 2018년 가전과 가구를 결합한 공간맞춤가전 ‘LG 오브제’를 선보였다.
LG 오브제컬렉션은 이러한 LG 오브제를 진화시킨 것으로 가전이 인테리어의 일부가 되는 공간 인테리어 가전 브랜드로 선보였다.
MZ세대·X세대·베이비부머 등 다양한 세대의 고객들이 다양한 재질과 색상을 직접 조합할 수 있도록 해 차별화된 수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장점이다. 또 특정 공간이 아니라 집안 전체의 인테리어 톤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제품을 하나씩 더해가면서 공간 인테리어를 완성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해 브랜드 공개와 함께 냉장고·식기세척기·광파오븐·정수기·워시타워·스타일러 등 신제품 11종을 출시한데 이어 올해 에어컨과 청소기가 추가돼 총 13종의 제품이 있으며 앞으로 제품군을 늘려나갈 예정이다. 또 올해부터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에도 순차적으로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동급 일반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지만 고객들의 선호도는 높은 편이다. 회사측에 따르면 지난 2월 한 달 동안 오브제컬렉션이 있는 제품군의 가전을 구매한 전체 고객 가운데 약 50%가 오브제컬렉션을 선택했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맞춤형 가전 솔루션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시작된 집콕 수요를 올해 이후까지 지속해 나가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해석하기도 한다. 고객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선제적인 대응으로 추가 성장을 이끌어 내겠다는 포석이라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지난해 TV·에어컨·세탁기 등 국내 대표 가전제품 23종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였던 1분기만해도 전년대비 4%의 역성장을 기록했지만 2분기부터 플러스 성장을 지속해 지난해 연간으로는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이를 두고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면서 가전 교체 수요가 증가했고 여행 등 외부활동 감소로 줄어든 소비가 가전으로 몰렸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백신이 본격적으로 보급되면서 지난해보다는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적어도 올 하반기부터는 이러한 증가세가 둔화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TV와 가전 제품들은 IT기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을뿐더러 사용기간도 길어 교체 수요가 꾸준히 창출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며 “맞춤형 솔루션으로 다양한 고객들의 차별화된 욕구를 제품 수요로 유인해야만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