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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영화 ‘미나리’‧韓영화 ‘인트로덕션’, 해외 호평 속 국내는 온도차


입력 2021.03.06 00:00 수정 2021.03.05 17:53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윤여정·한예리, 한국 배우 최초 아카데미 연기상 후보 지명 기대

홍상수 감독·김민희 연인 관계…국내 정서 반감

71회 베를린영화제, 5일(현지시간) 경쟁 부문 수상작 발표

3월 '미나리'·'인트로덕션' 두 편의 영화가 찬사와 함께 세계적으로 귄위있는 해외 시상식 수상, 영화제 경쟁 진출 등 국내에 낭보를 전하고 있다. 작품성을 인정 받아 한국의 영화계의 현 주소· 문화의 다양성을 알리는데 분명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대중이 받아들이는 태도는 사뭇 다르다.


재미교포 정이삭 감독이 만들고 배우 스티븐 연, 한예리, 윤여정이 출연한 '미나리'는 미국 영화지만, 마치 우리나라 영화처럼 수상 소식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미국 자본으로 만들어졌지만 한국어가 50%이상 사용된 점, 1980년대 미국에 이주한 한국인 가족을 다룬 점, 무엇보다 한예리, 윤여정이 출연한 것이 마치 우리나라 영화같은 친근감을 느끼게 했다.


또 '미나리'가 한국의 최초 사례를 쓸 수 있는 디딤돌이 됐다는 점에서도 대중의 호감을 샀다. 제 78회 골든글로브 최우수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미나리'는 4월 25일 열리는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주요 부문 유력 후보작으로 언급되고 있는 상황.


미국 현지 매체들은 시상식 및 비평가협회에서 연기상 27관왕을 거머쥔 윤여정이 후보에 무리 없이 오를 것이라 보고 있다.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 한예리를 여우주연상 유력 후보 다섯 명 중 한 명으로 선정했고 할리우드 리포터와 콜라이더는 '오스카 여우주연상 예상 후보' '2020년 위대한 연기'로 꼽았다.


윤여정이 여우조연상, 한예리가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다면 한국 배우 최초인 의미있는 결과를 낳는다.


이는 국내 개봉 관객수와도 직결됐다. '미나리'는 지난 3일 개봉 첫 날 4만 731명으로 박스오피스 1위로 출발했으며 5일 현재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34.3%(4만 446명)으로 예매율 1위를 기록 중이다.


반면 홍상수 감독의 '인트로덕션'이 제71회 베를린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지만 대중의 관심은 영화 작품성보단 연인 김민희와의 관계에 더 쏠려있다. 베를린 영화제는 칸, 베니스 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손꼽히는 5일 막을 내리며 수상작을 발표한다.


홍상수 감독은 1998년 '강원도의 힘'이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특별언급상, 2010년에는 '하하하'가 이 부문 대상을 타는 등 다른 영화제에서도 호평을 받아왔지만 유독 베를린 영화제에서 강세를 보였다. 2007년 '밤과 낮', 2013년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2017년 '밤의 해변에서 혼자', 2019년 '도망친 여자'에 이어 올해 '인트로덕션'까지 다섯 번째로 베를린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도망친 여자'는 그 해 은곰상을 수상했고 김민희는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은곰상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인트로덕션'은 지난 1일 '인더스트리 이벤트'의 일환으로 단 한 차례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상영회에서 첫 공개됐다.


미국 버라이어티는 "홍상수 감독의 특기인 관계의 상호작용이 잘 드러난 영화"라고 평했고 데드라인은 "홍상수 감독은 베를린영화제에서 오랫동한 특별한 인기를 가지고 있는 영화인이고 올해 그가 내놓은 신작 영화는 매우 짧은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호소력있는 흑백 드라마다"라고 전했다.


이렇듯 해외에서는 '인트로덕션'에 찬사를 이어가며 경쟁 부문 수상까지 점치고 있다. 하지만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의 금지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에 곱지 않은 시선으로 인해 '인트로덕션'은 영화팬이 아닌 대중에게까지 닿지 못하고 있다.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를 촬영하며 연인으로 발전했다. 불륜설이 보도된 후 2017년 '밤의 해변에서 혼자' 언론배급시사회에서 "사랑하는 사이"라고 연인임을 공식화했다.


홍상수 감독은 2016년 11월 아내를 상대로 이혼 조정을 신청했으나 결렬돼 그해 12월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2019년 6월 법원은 "결혼 생활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는다"고 소송을 기각했다.


홍상수 감독 법률대리인은 "작품 연출과 현재 생활에 집중하기 위해 항소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혼인 생활이 완전히 종료됐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법적으로 이혼하지 않은 상태다. 반감을 불러일으키는 행위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당당히 사랑을 이어가고 있는 그들의 행보가 작품을 가리고 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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