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한복판서 5시간~10시간 기본 고립…하얀 지옥길 된 영동지방 고속도로
1일 강원 영동지방을 강타한 때아닌 기습 폭설로 차량 수백 대가 고립되고 교통사고 수십 건이 발생하는 등 수많은 운전자들이 피해를 입었다.
2일 기상청에 따르면 강원도 지역은 전날 오후부터 최고 80cm가 넘는 많은 눈이 내리면서 동해안 고속도로와 서울-양양 고속도로 등을 중심으로 극심한 정체 현상이 빚어졌다. 특히 눈길 사고가 총 53건에 달하고 제설작업도 거듭 지연되면서 운전자들은 추위에 떨며 도로 한복판에 고립된 채 5~10시간을 대기해야만 했다.
일부 운전자는 온라인 커뮤니티 및 포털사이트 뉴스 댓글을 통해 당시 상황을 전했다. 국내 자동차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사용자 '00***' 는 "폭설 때문에 운전하는 내내 앞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며 "속도 30km/h로 운전하는 내내 오늘 죽는다는 생각 밖에 안 들었다"고 말했다.
또다른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 사용자 '7y***'는 "터널에서 한 시간 넘게 갇혀 있었는데 도저히 나아갈 기미가 안 보였다"며 "처음에는 자정 전엔 도착할 줄 알았다가 내일 아침까지 도착을 바라는 형편이 됐다"고 말했고, 네이버 뉴스 사용자 'sk***'는 "영화 투모로우 찍는 줄 알았다"며 "차 안에서 잠들지도 못하고 계속 벌벌 떨기만 했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일부 운전자들은 추위 속에서 배터리 소모량이 급증하는 전기차가 이번 눈길 정체현상을 더욱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전기차가 도로 한가운데서 방전되는 경우가 잇따르면서 제설작업 및 차량 흐름 회복에 차질을 빚었다는 것이다.
보배드림 사용자 '그랜***'는 "방전된 전기차를 견인하거나 긴급충전 서비스를 호출해야 하는데 정체 구간이라 무용지물이었다"며 "톨게이트 부근 등에서 멈추니 답이 없다. 내연 기관차는 누구나 손쉽게 긴급충전이 가능하지만 전기차는 아직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