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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사고 질타에 고개숙인 포스코·현대重…무재해 다짐(종합)


입력 2021.02.22 17:39 수정 2021.02.22 17:45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최정우 회장 “시설노후 및 관리 소홀이 사고원인…3년간 1조원 추가투자”

한영석 대표 “불안전행동이 원인” 발언 뭇매…“비정형적 작업 개선” 해명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관련 청문회에서 고개숙여 인사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최정우 포스코 회장과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이 최근 잇따른 산업재해 사고에 대해 사죄하고 강력한 사고방지 대책 수립 의지를 재차 밝혔다.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개최한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는 최근 2년간 산업재해가 자주 발생한 포스코, 현대중공업 등 9개사 대표들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각 기업 대표들은 산재사고 피해자 및 유족에 대한 애도의 뜻을 표하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증인으로 처음 발언을 시작한 최정우 회장은 “연이은 사고에 대해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린데 대해 대단히 죄송하다”며 “또한 유족들께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포스코는 최 회장이 취임한 2018년 이후 총 19명이 산재로 사망했다. 김 의원 측은 산재사망자 19명 중 14명이 하청근로자들이라고 지적하며 포스코가 위험한 작업을 외주사에 몰아주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관련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에 대해 최 회장은 “포스코는 작업의 위험 여부로 외주를 결정하지 않는다”며 “생산과 직결되는 설비는 포스코 직영이 맡고, 나머지 생산 부대작업은 협력사에 맡긴다. 특히 쇳물과 가스 같은 위험한 작업은 직영이 직접 수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최 회장은 이어 하청업체나 협력사의 안전사고가 많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작업자들이 포스코의 노후된 시설에서 일하고 있는데 시설노후화에 대해 회사가 면밀히 챙기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그 외 관리 감독자의 관리노력도 부족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 회장은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의는 각각 여의도 면적의 3배, 6배의 광범위한 규모라고 설명했다. 지난 3년 동안 1조원을 투자해 안전대책 강화에 힘썼지만 워낙 개보수 범위가 광범위한 탓에 사고방지에 미흡한 측면이 있었다는 해명이다.


최 회장은 “향후 3년간 안전대책 마련에 1조원을 추가 투입할 예정”이라며 “지속적으로 신속하게 안전 시설물을 개보수해 무재해 작업장을 만들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관련 청문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날 청문회에 참석한 한영석 현대중공업 사장은 첫 증인 발언에서 “최근 중대 사고가 많이 발생한데 대해 국민여러분께 대단히 죄송하다”며 “산재사고로 고인이 되신 분들, 영령에 대해 매우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사죄했다.


박덕흠 무소속 의원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최근 5년간 산업재해신청 현황 1위다. 지난해 산재 신청건수는 653건으로 2016년 대비 2.2배 이상 늘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현대중공업은 최근 1년에만 중대재해 사고로 무려 5차례 특별관리가 진행됐는데 전혀 개선된 부분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 사장은 최근 회사의 잇따른 산재에 대한 원인을 묻는 질문에 “불안전한 작업상태와 작업자의 행동에 의해서 사고가 일어난다”고 답했다가 산재 발생 책임을 피해자 개인에게 전가하려는 것 아니냐는 질타를 받았다.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관련 청문회에서 출석한 기업인 증인들이 선서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산재 주요 원인이 불안전한 행동이라고 하면서 작업자들이 뭔가를 지키지 않는다고 했다”며 ”중대재해처벌법을 피해가지 못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같은 당 장철민 의원은 “시설 장비와 불완전한 행동, 관리·감독 등 세 가지가 다 망가졌을 때 중대재해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그런데도 노동자의 불완전 행동만을 산재 원인으로 보는 것은 정말로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의원들의 잇따른 질타에 한 대표는 “제가 말씀드리는 불안전한 작업의 의미는 비정형화돼있는 작업이 많다는 것”이라며 “불안전한 작업이 안 일어날 수 있도록 표준을 바꾸고 위험 요소를 찾아 비정형화된 작업을 정형화해 안전한 작업장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최근 산재 신청건수가 늘어난 것에 대해서는 “예전에는 산재가 발생한 건수를 집계했는데 최근에는 난청·근골결계 등의 재해도 집계하면서 늘었다”며 “실질적인 산재 사고가 늘어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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