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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투의 변화②] “모자이크 처리해야” “귀여운 건 괜찮아”…모호한 방송 기준


입력 2021.02.17 07:00 수정 2021.02.16 23:13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방송 속 타투 관련 특정 규정 없어"

연예인 타투 검열, 일종의 폭력

ⓒMBC

2014년 엠넷 ‘네가지쇼’에 출연한 박재범의 타투(tattoo)가 노출돼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권고조치를 내렸다. 2015년 MBC ‘진짜사나이2’의 타투를 한 슬리피의 몸이 모자이크 처리됐다. 이같이 연예인의 타투는 제작진이 시청자의 윤리적 감정이나 정서를 해치는 표현을 지양하는 품위유지나, 시청 대상자의 정서발달과정을 고려한 수용수준을 고려해 제작진의 자체 판단으로 타투의 노출을 결정한다.


ⓒMBC, SBS

여전히 타투를 모자이크 처리하는 방송도 있지만 현재는 분위기가 완화된 모양새다. 지난해 MBC ‘놀면 뭐하니’는 이효리의 팔이나 손가락에 있는 타투를 모자이크나 가리지 않은 채 그대로 노출시켰다.


2014년 타투를 노출해 권고조치를 받았던 박재범이지만 2020년 MBC ‘라디오 스타’에서는 목에 있는 타투를 가리지 않아도 됐다. SBS ‘인기가요’에서 송민호는 ‘아낙네’를 노래할 땐 타투를 가리지 않았으나, 사랑을 이야기하는 ‘런웨이’ 무대에선 타투를 테이핑해 콘셉트에 따라 노출을 선택했다.


엠넷 ‘쇼미더머니9’에서도 래퍼들이 얼굴, 쇄골, 손가락, 팔 등에 있는 타투를 특별히 가리지 않았고, 시청자 역시 표현의 수단인 타투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였다.


한 예능 작가는 “타투한 연예인들의 모자이크에 대해서 딱히 기준은 없다. 한 예능 토크쇼는 무조건 가리는 것을 전제로 하지만, 호감도가 높은 연예인이 살짝 보이는 것 정도는 괜찮다고 넘어간 적도 있다. 보통 타투가 많은 연예인들은 알아서 긴팔을 입고, 테이핑을 하고 오기도 한다. 음악 방송도 혐오감을 주는 정도만 아니라면 레터링이나 귀여운 미니 타투는 딱히 가리지 않는다”고 전했다.


제작진의 자체 판단 아래 타투 검열을 하는 건,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준다는 시각도 있었다. 정서를 해치지 않는 건전한 방송을 만들기 위함이지만, 그 기준을 시청자가 동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 시청자는 방송 속 모자이크가 타투를 더 불건전하게 보이도록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타투 유니온 김도윤 지회장은 “지난해 여름 언론노조위원회와 간담회를 통해 방송 속 타투에 대한 특정 규정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 한 개인의 외모에 해당하는 부분을 강제적으로 가리는 건 폭력적인 일이다. 모자이크는 마치 타투가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타투를 보여줄지 말지는 연예인 본인이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 한국의 문화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 부분도 함께 개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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