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투, 다양한 그림체와 소셜미디어의 힘으로 인식 변화
연예인들 타투도 대중화에 영향
모델 신정은 씨(29)는 최근 자신의 등에 조그마한 타투(tattoo)를 새겼다.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닌, 피어싱이나 귀를 뚫는 것처럼 자신 만족을 위해서였다. 자영업을 하고 있는 이진(가명 35)씨는 하나의 패션으로 인식해 팔, 다리 등 7곳의 신체부위에 타투를 했다. 오민규(가명 29)씨는 자신의 좌우명이나 반려견 얼굴을 새기는 등 의미 있는 것이 생길 때마다 타투를 새겨나가고 있다며 “여전히 타투에 대해 안 좋은 시선이 있지만 표현의 수단으로 이해해주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자신의 신체에 무언인가 표시함으로 나를 구분하거나 집단에 소속되고 싶어 하는 행위가 발현된 문신은 현대에 와서는 자신을 드러내고 표현하는 방식으로 자리를 잡았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조폭들의 문화로 그려져, 부정적인 인식이 강한 탓에 최근에는 영어인 타투로 더 많이 불리고 있다. 홍대입구역이나 건대입구역 등을 돌아다니면 타투를 한 젊은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SNS에 타투를 검색하면 자신의 타투를 자랑하는 이용자들의 사진이 361만개가 검색된다.
시장조사업체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 2018년 전국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타투 인식 관련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70.9%가 ‘타투에 대한 인식이 과거보다 많이 관대해졌다’고 응답했다. 연령별로는 20대 73.2%, 30대 73.6%, 40대 70.4%, 50대 66.4%로 나타났다.
타투의 대중화에는 연예인들의 영향이 컸다. 가수 현아의 어깨에는 ‘My mother is the heart that keeps me alive(엄마는 나를 살아있게 하는 심장이다)’는 레터링 타투가 있다. 현아는 엄마 사랑이 각별해 직접 문구를 정하고 새긴 것으로 알려졌다.
배우 한예슬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타투 과정을 공개하기도 했다. 한예슬은 타투를 한 이유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생각했다. 원하는 디자인이 생길 때까지 기다렸다. 타투를 하고 싶다고 아무거나 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인생을 살다가 깨달음이 오는 순간들을 기록하고 싶어서 했다. 디자인보다는 깨달음의 의미가 더 크다”고 말했다.
목, 가슴, 팔에 타투를 한 박재범은 “이런 방식으로 내 감정이나 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는 건 분명 남다르다. 타투는 나한테 소중하거나 중요한 것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라면서 “소중하고 중요한 것들을 예술로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차승원, 이효리, 지드래곤, 송민호, 공효진, 태연, 지코, 나다 등 젊은 세대들에게 인기가 많은 연예인들이 타투를 당당히 공개했다.
김예찬 타투이스트는 “국내에서는 타투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기 때문에 타투이스트들이 편견에 벗어날 수밖에 없는 작업을 해야만 했다. 이제는 하나의 예술 활동이라고 볼 정도로 수준이 높다. 이 흐름이 10년 이상 됐다. 현재는 표현의 한 장르가 됐다"고 전했다.
채채 타투이스트도 "예전에는 장르별로 구분이 있었다면 지금은 장르가 허물어지고, 타투이스트 그림체 자체가 장르가 되면서 젊은 세대에 많은 환영을 받은 거 같다. 장르가 애매해지면서 다양한 그림체가 등장한 것이 대중화에 한 몫 했다고 생각한다. 소셜미디어의 힘도 크다. 언제 어디서나 정보를 얻을 수 있고 타투 샵 자체도 양지로 노출되다 보니 확실히 타투를 받는 사람들이 늘어났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