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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기] 아줌마도 ‘클럽하우스’ 도전...무작정 초대장 구하기


입력 2021.02.11 10:00 수정 2021.02.10 14:08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오디오 SNS 형태, 쉬운 사용법·즉흥성 특징

일론 머스크, 마크 저커버그 등 유명인 사용

클럽하우스 초대장 문자(왼쪽)와 클럽하우스 설치 환영 문구 ⓒ 데일리안 이호연 기자

오디오 소셜미디어(SNS) ‘클럽하우스(ClubHouse)’가 힙스터(최신 유행을 쫓는 사람)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미국 스타트업 ‘알파 익스플로레이션’이 지난해 4월 출시한 클럽하우스는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사용하면서 이목을 끌었다. 이후 국내에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 가수 호란 등 유명 정치인과 스타트업 대표, 연예인들이 잇따라 합류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일반이용자들이 급증하며 다양한 종류의 방이 생겨나고 있다. ‘인싸(인사이더, 여러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사람)’라면 이미 사용하고 있다는 클럽하우스. 워킹맘인 기자도 궁금해서 큰 마음 먹고 도전해보았다.


클럽하우스 설치 과정. 기자에게도 초대장 1장이 생성됐다. ⓒ 데일리안 이호연 기자

◆ '소셜' 인맥으로 획득...아이폰만 사용 가능

지난 9일 클럽하우스 초대장을 우여곡절 끝에 구해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했다. 클럽하우스는 아이폰에서만 사용 가능하며, 초대장이 있어야만 가입을 할 수 있다. 기자는 안드로이드폰을 사용하고 있기에 남편의 아이폰을 통해서 가입하기로 했다. 다만 첫 단계인 초대장을 구하는 난관부터 봉착했다.


클럽하우스를 사용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다. ▲초대장을 사용해서 설치하는 법 ▲앱을 먼저 설치하고 기존 가입자들의 동의를 얻는 법이다. 초대장이 없는 경우 앱을 내려받으면 웨이팅 리스트에 등록이 되고, 연락처에 있는 기존 가입자들에게 ‘가입 추천’ 알람이 간다. 누군가 동의를 해주면 초대장이 없어도 바로 가입이 된다.


남편의 지인은 물론 기자의 친한 지인 중에는 아쉽게도(?) 클럽하우스를 사용하는 사람이 없었다. 내 지인이 아니어서 기존 가입자 동의를 얻을 수 있을지도 확신이 없었다. 절박한 마음에 중고나라를 기웃거려보았다. 1만원부터 2만5000원까지 다양한 가격에 초대장이 거래되고 있었다. 여러 거래자에게 구매 문의를 했으나, 실제 거래로 이어지지 못했다. 결국 운빨(?)에 맞겨보기로 하고 인스타그램, 트위터, 블로그 등에 ‘클럽하우스 초대장’을 검색해보았다.


뜻밖에도 한 블로그 운영자분이 기자의 댓글을 보고 딱했는지, 남은 초대장을 흔쾌히 나눠주었다. 알고보니 같은 처지의 워킹맘이었다. 블로그 이웃을 맺고 인스타그램과 트위터 등도 팔로우하며 새로운 소셜 인맥을 만들게됐다. 한 사람당 초대권은 기본적으로 2장씩 주어진다. 남편의 폰으로 초대 내용이 담긴 문자 메시지가 바로 전송됐다. 드디어 가입 문턱을 넘었다!


'클럽하우스' 입장 화면. 맨 왼쪽 화면처럼 본인이 직접 방을 만들수도 있다. ⓒ 데일리안 이호연 기자

◆ 1000명까지 다자간 음성 대화...직관적인 사용법

한국어 버전으로 정식 출시는 안됐지만 설치 방법은 간단하다. 전화번호를 기입하고 받은 코드번호를 공란에 넣은 뒤, 영어 문구에 따라 프로필을 채워넣으면 된다. 가입 과정에서 여행, 정치, 음악, 책, 영화, 종교 등 관심 있는 주제를 고르면 해당하는 글로벌 대화방이 나타난다. 초기에는 영어로 된 대화방이 주를 이뤘는데, 최근에는 한글 제목의 대화방이 급증했다고 한다.


클럽하우스는 한 대화방에 1000명 이상 입장할 수 있다. 한번 가입되니 다양한 방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었다. 흡사 여러명이 모인 팟캐스트나 네이버 밴드에 그룹콜 기능이 추가된 듯한 분위기였다. 사용자 인터페이스(UI)가 매우 직관적이어서 어렵지 않게 기능을 익힐 수 있었다.


방에 입장하면 방장이라 할 수 있는 ‘모더레이터’들이 있고, 이용자들은 모더레이터의 허락 하에 의견을 말할 수 있다. 모더레이터는 프로필 아래 녹색 표시가 뜬다. 모더레이터가 되려면 직접 방을 만들거나, 이미 만들어진 방에 들어가 기존 모더레이터에게 권한을 받으면 된다. 모더레이터가 되면 초대장 3장이 생긴다.


일반 이용자는 화면 하단 우측의 ‘손바닥’ 버튼을 누르면 발언권을 얻을 수 있다. 내가 말하지 않을때는 음소거 버튼을 설정하는 것이 예의다. 방을 떠나고 싶으면 화면 화단 좌측의 ‘Leave quietly’를 누르고 나오면 된다. 얼굴은 나오지 않고 목소리만 들리는 것이다. 음질도 상당히 깔끔해 비교적 오랜시간 이야기를 해도 피로감이 느껴지거나 어색하지 않았다.


클럽하우스 방을 이용할 수 있는 기능(맨 왼쪽)을 표시한 화면. 금태섭 전 의원이 운영하는 방. ⓒ 데일리안 이호연 기자

◆ 회의, 외국어 회화 등 다양한 용도...인기 열풍은?

클럽하우스의 매력은 비대면으로도 사회 활동을 활발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평소에는 만나기 힘든 유명인들과 얘기를 할 수 있다거나, 업계 고위급 관계자의 철학과 비전을 접할 수도 있다. 코로나19로 얼굴을 보지 못했던 가족 및 친구들과도 자유롭게 대화할 수도 있다. 실시간으로 진행되고 녹음이 되지 않기 때문에 개인정보 유출 부담이 없는 것도 장점이다.


다양한 방이 운영되는 것도 호기심을 자극했다. 기자가 앱을 이용했던 시간에는 핀테크 ‘토스’ 개발자 분이 질문에 답해주거나 신입사원들이 업무력에 대해서 고충을 토로하는 방도 있었다. 또 더불어 민주당을 탈당하고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금태섭 전 의원은 '금태섭입니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라는 방을 만들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이 외 성대모사로만 대화를 나누는 방, 업무 회의를 하는 방, 아무런 말 없이 참석만 하는 방 등도 눈길을 끌었다. 여러 나라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외국어 학습 용도로도 쓰인다고 한다.


클럽하우스는 최근 이용자가 300만명을 넘기며 고공행진중이다. 업계는 이같은 클럽하우스의 인기를 희소성과 나만 소외될수 있다는 불안감을 뜻하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심리에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로 대화하고 싶은 갈증을 풀어내면서도, 얼굴을 보일 필요가 없다는 점도 주효했다.


다만 다수의 청중들을 상대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었다. 평소 샤이한(?) 기자는 1시간 동안 클럽하우스 방들을 들락날락 했지만 쑥스러운 기분에 입을 떼지 못했다. 당분간은 인플루언서나 특정인들이 주도하는 모양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클럽하우스가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서 진화한 미래형 SNS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참! 남은 1장의 초대장은 누구에게 줄지 고민해봐야겠다. 필요하신 분은 제 메일로 연락주시면 분양할 의사가 있다는 점 밝힌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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